매일신문

자민련 주류측 박총재에 '몽니'

한동안 잠잠하던 자민련 내 계파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난 4월9일 청와대 회동에서 내각제 논의유보를 합의한 후 제목소리를 못내 오던 당 내 충청권 세력들이 소위 '몽니'를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상당수 충청권 의원들은 18일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직접 주재하는 송파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는 대신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의 미국방문 출영을 위해 김포공항으로 나갔다.

송파갑재선 후보를 국민회의 사람으로 공천한데다 박총재가 중선거구제 관철을 주도하자 자신들의 입장관철을 위해 한차례 실력행사를 벌인 것이다.

이날 공항에 나간 충청권 의원들은 대부분 소선거구제 지지자들로 그동안 박총재의 당 운영에 불만을 표시해 온 터였다.

하지만 이날 이들의 실력행사에 대해 박총재 측은 별로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송파갑 행사에 비주류 인사들은 물론 김현욱사무총장, 강창희총무 등 대부분의 주요당직자들이 참석한데다 공항에 나갔던 김학원, 이양희, 정일영의원 등이 곧바로 행사장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당초 송파갑 선대본부장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던 김칠환의원도 이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있다. 대신 박총재 측은 "당 공식행사에 그런 식으로 불참하는 것은 당인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면서 은근히 일침을 놓았다.

그러나 이날 충청권 의원들의 반발을 한차례 해프닝만으로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당장 이날 김종호정치개혁특위위원장이 한 특강에서 '공동정부 철수론'을 들고 나오는 등 내각제 개헌을 위한 충청권의 움직임에 재시동을 걸었다.

특히 이날 김위원장의 발언은 전날 김종필총리와 김수석부총재를 잇따라 만나 사전조율을 거친 상태에서 나온 것이서 주목되고 있다.

결국 내각제 문제가 본격 재론될 경우 연내 내각제 개헌에 회의적인 박총재에 대한 충청권의 반격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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