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좋은 글 갈라잡이(2)-단어선택·문장쓰기·문단쓰기

논술에 대한 훈련이 상당히 되어 있는 사람들도 정리된 생각과 표현을 일치시키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논제 파악이나 논제 설정, 개요 작성 등을 잘 해놓고도 그것을 정확하고 적절하게 표현해 놓지 않으면 서 말의 구슬을 꿰지 못한 격이 되고 만다. 그래서 논술문의 표현과 관련하여 유의할 점을 단어의 선택, 문장쓰기, 문단쓰기로 나누어서 이야기해 보겠다.

◆단어 선택

글쓰기는 정확한 단어를 선택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된다. 논술문 작성에서 단어를 선택할 때는, 첫째, 가급적 의미가 분명한 특수한 어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상위 개념을 갖는 일반어와 개별적 사물을 가리키는 특수어 중에서 구체적 특수어를 사용하는 것이 의미가 선명해진다.

둘째, 문장의 구조나 문맥에 알맞은 어휘를 선택한다. 여기서 알맞은 어휘란 정확성과 적절성을 충족시키는 어휘를 가리킨다. 문장 내에서 다른 말과 호응을 이루는 구조어의 사용에 정확을 기해야 하며, 문맥에 알맞은 어휘를 적절하게 선택하여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동일한 어휘가 반복될 때는 유의어를 사용하여 변화를 준다. 글의 변화와 다양성을 위해서는 동일한 어휘를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보다 적절한 유의어를 찾아서 바꾸어 써 주는 것이 좋다.

문장 표현의 변화를 주기 위해 유의어를 사용할 때는 그것이 개념의 혼란을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넷째, 논술문에서 추측성 어휘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논술에서 추측성 어휘의 사용은 글에 대한 신뢰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 '~듯하다', '~라고 생각한다', '~ㄹ지도 모른다' 등이 추측성 어휘의 예이다.

◆문장 쓰기

애매하거나 정확하지 않은 문장은 독자들의 이해를 방해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분명한 문장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문법적인 호응 관계가 정확한 문장을 써야 한다. 정확한 문장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주술의 호응, 조사의 호응, 시제의 호응, 높임법의 호응 등에 유의해야 하고, 문장을 작성하고 난 후에는 표현능력이 상당해질 때까지는 반드시 앞의 요소들을 점검하는 습관을 익히는 것이 좋다.

주술 호응이 맞지 않는 경우 내용 파악을 불가능하게 하는 경우가 있음을 유념하자. 둘째, 논리적으로 타당성을 지닌 문장을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술 내용간의 인과 관계를 고려하여 표현하기, 정확한 어순을 고려하여 표현하기,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하여 주관적 감정이 개입된 문장 표현 피하기 등이다.

셋째, 어색하거나 모호한 문장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어색한 문장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문장 구조가 문법에 맞아야 하고, 문맥에 어울리는 표현이 되어야 한다. 모호한 문장은 글쓴이의 의도와 다른 뜻으로 읽는 이가 해석할 위험이 있다. 중의적 표현이 여기에 속하는 것들이므로 논술문에서 중의문의 사용은 삼가는 것이 좋다.

넷째, 글의 내용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문장을 써야 한다. 효과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간결한 문장을 쓰는 것이 좋다. 특히 길이가 짧은 논술문의 경우 긴 문장의 사용은 금물이다. 만약 긴 문장을 써야 할 경우에는 문장의 접속 관계를 정확히 해야 하며, 문장의 의미에 유의하며 전제문과 결과문의 논리적 관계를 정확히 해야 한다.

◆문단 쓰기

한 편의 글은 문단을 그 직접적 구성 요소로 삼는다. 따라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문단쓰기가 잘 되어야 한다. 문장이 모여 하나의 생각의 덩어리를 이룬 것을 문단이라 한다.

생각의 덩어리인 문단은 그 자체로서의 일관성과 완결성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문단은 하나의 화제로 구성되어야 한다. 문단의 하나의 화제(소주제)와 그에 대한 뒷받침 내용들로 구성된다. 하나의 문단에 서로 다른 화제가 등장하게 된다면 화제에 따라 적절히 문단을 나누어야 한다.

둘째, 제시된 화제에 대한 적절한 상세화가 필요하다. 추상적, 일반적 내용으로 제시된 화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화제에 대한 보충 설명을 하고 자신이 제시한 화제가 정당함을 증명할 수도 있는 것이다.

셋째, 하나의 문단은 가급적 '위에서 아래로의 방식'으로 구성한다. 이 방식은 화제를 제시하고 그것을 상세화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글을 전개해 나가기가 쉽다. 또, 화제를 먼저 제시하면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넷째, 하나의 문장으로 하나의 문단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논술문 작성은 논리적인 글쓰기이다. 따라서 몇 개의 문장들이 논리적으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생각을 분명히 드러내는 형식의 글쓰기가 되어야 한다.

이 밖에도 독자의 주관적 감정에 호소하는 비유적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왜냐 하면, 비유적 표현들은 논술에서 요구하는 객관성이나 논리성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므로 논술문에 맞는 성격의 표현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독자의 감정에 호소하는 표현이라는 점에서는 영탄적·설의적 표현도 비유적 표현과 마찬가지로 논술문에서 삼가야 할 표현이다. 또, 상투적 표현도 삼가는 것이 좋다. 논술문에서 상투어를 사용하면 글의 참신성이 반감될 수 있다.

지금까지 문장 작성의 기본 능력을 신장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들을 살펴 보았다. 이 중에서 자신이 가장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점검하고 그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훈련하면 상당한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위의 요소들에 유의하면서 다른 사람의 글을 대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분석해 보는 것도 문장력 향상을 위한 한 가지 훈련 방법이 된다.

〈일신학원 논술교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