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글쓰기 인생 10인 의 궤적 모아

중진 문인들의 산문집과 중·단편 소설집이 나란히 선보이고 있다. 박완서 신경림 김윤식 김병익씨의 4인 산문집 '아름다운 성찰'(한울 펴냄)과 김준성 이청준 김주영 한승원 김원일 이문열씨의 소설모음집 '먼 그대의 손'(문이당 펴냄).

'아름다운 성찰'은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에 지난 1년동안 연재됐던 산문을 모았다. '저무는 20세기를 바라보며'라는 제목을 단 연작 형식의 산문 16편. 소설가, 시인, 평론가로 각기 장르는 다르지만 60줄에 들어서도 여전히 치열한 글쓰기로 오랜 세월을 버텨내고 관조하는 네 사람의 체험적 삶의 글들이다.

이들이 경험하고 지켜본 세계는 어떤 무늬일까. 전쟁과 혼란, 가난, 단절, 가치의 전복 등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들은 현대사의 질곡과 엉켜 지나온 세월속에서도 '문학'이라는 화두를 놓지 않고 세상에는 여전히 밝은 빛이 비치고 있음을 산문에서 말하고 있다. 이같은 고백은 인생의 보편적 가치에 대한 탐색이나 문학에의 소박한 열정으로 읽히기도 한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의 자기와 이웃, 세상이야기. 단순히 세월의 흐름을 지켜본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찾으려고 노력해온 사람들의 글이기에 독자들에게 내밀한 감동을 안겨 준다.

'먼 그대의 손'은 현대 한국소설문학의 큰 흐름을 이루고 있는 작가들의 소설모음집.

최고령 현역작가인 김준성(80)씨로부터 오십대 초반의 이문열씨까지 6명의 작품을 담았다. 작품이 발표된 시기도 70년대에서 90년대까지 30년이라는 간극을 보여주고 있어 우리 소설의 한 궤적을 드러내 준다.

IMF사태로 고통받는 소시민의 삶을 그린 김준성씨의 표제작 '먼 그대의 손'(99년)을 비롯 이청준씨의 '내가 네 사촌이냐'(98년 '창작과 비평'), 김주영씨의 '금의환향'(75년 '세대'), 한승원씨의 '검은댕기 두루미'(98년 '문학동네'), 김원일씨의 '세월의 너울'(86년 '소설문학')과 운동권의 의식화문제를 다룬 이문열씨의 '달아난 악령'(95년 '동서문학')이 수록돼 있다. 이 중·단편소설 6편은 이 시대의 소외와 상실을 화해와 포용으로 감싸안으면서 포괄적으로 우리 사회를 조감하는게 공통점이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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