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페미니즘 서적 3권 화제

'섹시해지니 대접이 다르더라' '중년 여성 슈퍼 우먼인가, 철면피인가' 등 이 시대의 '여성'에게는 찬사와 경멸이 교차된다. 누구도 한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여성성은 또 하나의 담론이기도 하다.

여성문제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통해 여성의 진정한 목소리를 제시하거나 중년 여성의 정체성, 성공한 여성들의 정신적 불안 등을 주제로 '여성, 그들은 누구이며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짚어본 페미니즘 책들이 나란히 선보였다.

숙명여대 출신 여성학자들의 모임인 '여성을 위한 모임'이 낸 '제3의 성-중년여성 바로보기'(현암사 펴냄)와 한국여성연구소의 '여성과 사회'(창작과 비평사 펴냄), 작가이자 심리치료사인 머린 머독(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강사)의 페미니즘 에세이 '영웅의 딸'(청동거울 펴냄)이 그것.

'제3의 성'은 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새롭게 태어나는 성(性), 즉 중년 여성을 뜻하는 용어다. 흔히 여성은 장승도 돌아보지 않는다는 나이 40대에 푹 퍼진 몸매에 당당하다 못해 뻔뻔스럽고, 주책스럽기까지한 '아줌마'로 탈바꿈한다. 중년여성의 또 다른 이름인 아줌마. '아줌마 논쟁'이 PC통신을 뜨겁게 달구었고 심지어 '아줌마 사진전'도 열리는 상황이다.

이처럼 '제3의 성'은 중년 여성 그들은 과연 누구인지 진지하게 돌아보고 이들에 대한 바람직한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에게 부여된 역할과 신화에 따라 '가사 노동' '어머니' '성과 사랑' '젊음과 아름다움' '슈퍼 우먼' 등 다섯가지 주제로 나누어 엄청난 능력을 가졌으면서도 사회적으로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는 우리 중년 여성의 현주소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보고 있다.

통권 10호째인 연간 '여성과 사회'는 요즘 페미니즘이나 여성운동에서 제일 많이 들을 수 있는 단어인 '차이'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짚어보고 있다. '한국사회의 여성집단:차이와 연대' 특집을 통해 우리나라 여성 동성애자 운동과 페미니즘, 90년대 여성문학 논의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특히 '나도 섹시해지고 싶다'는 글을 통해 여성의 아름다움의 기준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는 '섹시함'의 의미와 기준을 살펴보고 있다.

한편 머린 머독의 '영웅의 딸'은 새로운 시각에서 여성들의 심리적 특성에 접근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아버지와 딸 사이의 심리적, 정서적인 관계와 그것이 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책이다.

책에 언급된 대상이 현대 서구여성이라는 한계는 있지만 성장기의 딸에게 아버지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아버지와의 관계가 성장한 딸의 삶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등을 짚어보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성공한 여성들의 영웅심리와 그 이면의 정신적 불안의 근원이 바로 성장기때 아버지와 딸의 관계에서 비롯된다는게 저자의 결론이다. '아버지의 딸'이라는 장애를 극복하고 여성으로서 진정한 홀로서기에 성공한 여성들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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