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희한한 경제 예측

정말 희한한 일이다. 우리나라 경제연구기관들은 대체로 올해 경제성장을 1월에는 1% 2월에는 2% 3월에는 3%… 6월에는 6%로 매월 달(月)과 성장률 예측치가 같았다. 이런 현상이 연말까지 이어져 12월에는 12%의 성장을 이뤘으면 얼마나 좋으랴. 물론 성장률이 너무 높으면 그에 따른 부작용도 있기는 하지만-. 그런데 이런 낙관론 일색의 분위기에서 IMF아시아.태평양담당국장은 "한국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고 일침을 가했다. 올해 4, 5%는 성장하겠지만 하는 단서를 달고. 미국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도 겉으로는 한국 경제회복을 칭찬하면서도 속으로는 구조조정 부진을 지적하면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이다. 낙관론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경제 예측이 어렵다는 것은 오래된 얘기지만 허만 칸교수의 "내 예측이 맞으면 내 이론이 틀렸고 내 이론이 맞으면 내 예측이 틀렸다"는 고백이 백미다. 우리나라도 문민시절 오죽 했으면 각 경제연구소들은 점장이에게 자문까지 구했을까. 더욱이 신경제라는 소위 정보화시대에는 경제패러다임이 달라져 더욱 예측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필립스곡선(실업률과 인플레율은 반비례) 등 수많은 경제법칙들이 맞아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기업들은 "이제 이코노미스트는 필요없다"며 목을 치고 있다. 경제학은 없다는 책까지 나와 경제학은 사기(?)라며 몰아붙이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너무 낙관론에 치우친 예측을 너무 쉽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과연 진정한 학문적 소신인지 아니면 낙관론을 통해 정치를 잘한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하는 여권의 '보이지 않는 손'을 의식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도 아니면 '낙관경쟁'같은 것은 없는지도 궁금하다. 경제가 살아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수경기와 피부경기가 너무 차이가 나는 이 마당에 너무 낙관론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그저 기우였으면….

〈서상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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