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북부 물난리-이모저모

○...2일 오후 4시 40분쯤 영주 부석면 우곡리 낙화암천변에서 자동차를 타고 가다 산사태에 떠밀려 하천에 추락, 불어난 급류에 휘말려 일가족 6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나자 같은 동네 주민들이 차량의 흔적이라도 찾아야 한다며 자정이 가깝도록 손전등을 들고 온 강변을 헤매 지켜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사고차량을 운전하다 추락시 충격에 차밖으로 튕겨나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문창식(26)씨는 경찰의 사고 경위 조사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 탓인지 실어증 증세를 보이면서 3시간이 넘도록 사고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한 채 어머니만 찾자 조사를 하던 부석파출소 강일근 경장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이날 사고는 경기도 광명시와 대구에 거주하는 문씨의 누나 부부와 조카, 형 등 일가족이 여름휴가차 부모님이 있는 부석면 우곡리의 고향집 과수원에 모였다가 인근 하천이 불어나 침수될 상황에 놓이자 영주시 단산면에 있는 문씨의 집으로 피행에 나서다 발생.

처가에 다니러온 문씨의 자형 오모(40)씨는 이 사고로 아들 3형제와 아내를 모두 잃는 기막힌 참사에 몇 시간을 오열하다 넋을 잃고 망연자실.

한편 영주시청과 영주소방서, 경찰서 직원, 민간단체 회원 300여명은 날이 밝자 합동수색반을 구성, 부석면 감곡교 인근에 현장지휘소를 설치하고 실종자 수색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는 모습.

○...영주시 이산면 운문 1리 김동호(55)씨는 간밤의 폭우로 150만원을 들여 지은 수확직전의 수박밭 600평이 모두 물에 잠겨 새벽에 급히 중간상인을 불러 수박을 밭떼기로 팔았으나 고작 40만원 밖에 받지 못하자 시세폭락으로 오이 농사도 망친 터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허탈해 하기도.

○...폭우로 푸른 들녘의 농경지가 침수로 황토빛으로 변한 논을 바라보는 농민들은 한숨만 쉬며 망연자실. 올 농사에 기대를 걸었던 피해 농민들은 날이 밝자 들녘으로 달려나가 논에 고인 물을 빼느라 비지땀을 흘리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붙기.일부 농민들은 아예 일손을 놓고 물이 빠지기만 기다리기도.

○...봉화군 물야면 수직리 주민 4세대 14명이 마을 앞 하천 범람으로 고립된 것으로 알려 졌으나 이들은 마을 뒷산으로 대피했다가 물이 빠지자 대피 4시간만인 이날 오후 9시쯤 집으로 모두 귀가.

○...영주시 봉현면 두산리 자연휴양림에서 휴양을 하던 휴양객 28명이 휴양림 진입도로 길이 25m가 유실돼 침수를 우려 인근 복합산막으로 대피.

○...2일 오후부터 시간당 50㎜의 폭우가 3시간 가량 쏟아진 문경시 산북면에는 오후 8시쯤 이곡리 이종영(60)씨 등 20가구가 마을 앞 소하천 제방이 범람, 마을이 침수되자 인근 석문횟집으로 긴급 대피했다가 3일 오전 6시에 귀가.

호계면 지천리 변인수(63)씨 등 7가구는 마을 뒤 저수지 붕괴 위험으로 2일 오후 8시쯤 인근 마을회관에 대피했다가 3일 오전 4시 귀가.

산북면 서중리 이성식(42)씨 등 4가구는 주택 침수로 밤새 물 퍼내기 작업으로 곤욕을 치르는 등 폭우가 쏟아진 산북, 호계 2개 면내 92가구가 침수 피해.

○...문경시 호계면 지천리 정재원씨는 전업으로 하고 있는 계사 7동 1천여평이 물에 잠겨 5만5천마리의 닭이 폐사하자 망연자실.

○...문경시 산북면 우곡~거산리간 도로 15m가 유실되고 거산리에 산사태까지 발생, 주민통행이 막히자 시는 장비를 동원 응급복구에 나서고 있으나 불어난 물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56㎜의 비가 내린 안동시의 경우 3일 새벽 3시 30분쯤 안동시 도산면 가송리 마을 앞 국도 35호선이 불어난 강물에 100여m정도 잠시 침수된 것 외에 별다른 피해가 나타나지 않자 수해방재 관계자들은 안도의 한숨.

그러나 영주 내성천의 범람으로 안동시 북후면 석탑리 등 내성천변 농경지 31여㏊가 침수됐고 도산면 태자리 밭 0.5㏊가 매몰된 것으로 집계.

한편 안동댐과 임하댐은 지난 여름가뭄으로 부족했던 저수량을 이번 태풍'올가'가 몰고 올 집중호우때 모두 보충한다는 계획으로 3일 오전 물가두기 준비에 부산한 모습.

○...2일 오후부터 3일 오전 8시 사이 예천지방에 최고 234㎜의 폭우로 예천군 상리면~충북 단양군을 잇는 지방도에 산사태가 발생, 교통이 두절되고 소하천 곳곳이 유실 500여㏊가 유실 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예천군 하리면 정해진(54)씨 등 주민들은 2일 오후 7, 8시 사이 시간당 50㎜가량의 장대비가 내려 하리면 소재지 소하천이 범람, 교통이 두절되고 마을이 침수되기 직전에 비가 그쳐 피해를 면했다며 불안해 하기도.

○...경기도와 강원도 지역이 물난리를 겪고 태풍이 북상한다는 소식에 2일 오후부터 서둘러 귀가하는 차량들이 밀려들면서 왕복2차로인 영덕~울진간 7번국도는 줄지어선 차량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엉금엉금.

또 동해안을 빠져나가는 차량들의 집결지인 포항시 흥해읍은 오후 6시부터 인근 칠포해수욕장에서 7번국도에 진입하는 차량들까지 가세, 평소 10분정도 걸리던 포항시내까지 도착시간이 40분으로 늘어나는 등 북새통.

그러나 태풍소식에도 불구 2일오후 늦게까지 피서차량 행렬도 끊이지 않았는데 군관계자는 서울, 경기, 충청, 경남, 부산 등 외지에서 가족단위로 나선 이들 피서객은 그나마 태풍영향을 덜받고 있는 동해안으로 휴가를 올 수밖에 없어 이처럼 몰리는 것으로 분석.

○...태풍북상으로 비가 내리면서 3일 오전 영덕군내 13개 해수욕장 피서객들도 대부분 텐트를 걷고 대피하면서 2일까지만 해도 북적이던 야영장과 주차장은 한산한 모습.

영덕군 고래불 해수욕장은 1천200명정도의 피서객중 400명정도만 남아 있는데 해수욕장 관리 본부측은 "아직 파도가 크게 일지않고 강풍도 불지않아 일방적으로 대피시키지 않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신속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설명.

○...제7호 태풍 올가의 영향으로 태풍경보가 내려진 부산지방은 부산 남항과 북항 연안에서 조업중이던 어선 6천900여척이 태풍을 피해 피항중이며 바다축제가 진행되고 있는 부산지역 5개 해수욕장도 대부분의 행사를 중단했으며 피서객들의 입욕도 금지됐다.

부산을 기점으로 오가는 14개 연안여객선의 운항도 태풍의 영향으로 전면 중단됐다.

부산시 재해대책본부도 16개 구군청 공무원들에게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하도록 지시했으며 학교 등 193개소 10만여명을 수용하는 이재민 수용시설을 마련해 놓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2일 오후 4시쯤 성주군 금수면 영천리 대가천 인근 아카시아 숲에서 야영중이던 행락객 50여명이 갑자기 불어난 강물로 1시간여동안 고립, 이날 오후 5시20분쯤 긴급 출동한 성주소방서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서울에서 아들집에 다니러왔다가 마을 뒷산의 산사태가 걱정이 돼 봉화읍사무소로 대피했던 홍승태씨(60) 등 일가족 18명은 3일 오전 6시 귀가.

이들은 봉화읍에서 열리는 은어잡이 축제를 구경왔다가 때아닌 폭우가 쏟아져 1박후 집으로 돌아 갔는데 읍사무소에서 4시간을 대기.

○...2일 밤 9시부터 전화 불통으로 외부와의 연락을 전혀 못했던 봉화군 물야면 수직리 마을주민들은 3시간만에 전화국에서 긴급으로 선로를 보수한 덕분에 불편이 해소된 반면 고압전주가 넘어져 정전사태를 빛은 봉화군 법전.춘양.명호.상운면 등 4개면 주민들은 암흑 속에서 아침을 맞아 안도의 한숨.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정전까지돼 불안한 7시간을 암흑 속에서 보낸 이들 주민들은 다행히 비가 멈춰 피해를 입지 않았다며 불안의 7시간을 토로.

○...영주시와 봉화군 전 직원들은 날이 밝자 논경지 침수.매몰 등 간밤에 조사치 못한 피해 면적을 산출키 위해 비를 맞은며 모두 현장으로 파견.피해 조사에 열중. 이들 직원들은 170~200㎜의 비가 내린 것에 비해 피해는 적었다며 이정도에서 비가 멈춰 줄것을 바라기도.

○...경기. 강원 등 중부지역의 비피해 소식에 이어 2일 오후 경북 북부지방에 기습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휴가를 취소하고 2일밤 도청에 출근. 이지사는 재해대책상황실을 들러 김길원 건설도시국장으로부터 도내 비피해상황을 보고 받고는 "비 피해 상황이 우려되는만큼 인재가 돼서는 안된다"며 관계자들을 독려.

○...영주시 평은면 강동2, 3리 주민 30여명은 2일 밤 11시부터 마을 앞 내성천이 범람해 농경지를 덮자 면사무소에서 양수기를 가져와 필사의 배수작업을 실시.그러나 자정 무렵 제방 일부가 유실되면서 강물이 더욱 거세게 밀려들어 밭이 완전히 침수되자 일손을 놓고 "이번 수해는 치수행정 부재 탓"이라고 영주시를 격렬히 성토.

주민 조모씨는 "이곳은 제방이 부실해 수년째 수해가 되풀이되고 있으나 시가 그때마다 땜질 보수로 일관, 주민들의 경제적 손실과 정신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시측을 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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