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현철씨 부분사면 정가 반응

12일 김현철(金賢哲)씨의 사면 방침에 대해 자민련의 반발은 의외로 강경했다. 특히 YS정권에서 핍박을 당한 전력 때문인지 박태준(朴泰俊)총재,박철언(朴哲彦)부총재 등이 반발세를 주도했다.

박총재는 이날 현철씨의 부분사면 방침이 전해지자 "그럴리가…"라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9일 청와대 회동에서 "현철씨를 사면할 경우 심각한 민심이반 현상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었다.

박총재는 이날 잔형집행면제 소식을 전해듣고 즉각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에게 전화를 걸도록 지시했다. 20여분간의 통화 내내 박총재는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박총재는 통화를 마친후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여론이 나쁜 것은 알고 있지만 김대통령이 대통령 취임전 김전대통령에게 약속을 했다고 한다"며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이어 그는 "YS의 부탁도 있었고 대통령이 고민하지 않았겠느냐"며 애써 이해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면불가 당론 결정에 주도적이었던 박부총재도 허탈한 표정이었다. 박부총재는 "이미 여러차례 반대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확정됐기 때문에 더이상 언급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면서도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통령이 YS와의 마지막 회동에서 인간적인 부탁을 받았고 이희호여사와 손명순여사간의 관계도 있어 이해가 안되는 바는 아니지만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단과 사법권의 권위라는 측면에서 볼때 참으로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측은 1년6개월 잔형면제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김전대통령 측 한 인사는 "하려면 화끈하게 해야지 부분사면이 뭐냐"면서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김전대통령을 의식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이번 잔형면제 조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설 경우 김전대통령의 분노를 살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민주산악회 재건 등 한나라당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철대변인은 "특정인에 대한 사면문제가 이처럼 국민적 논란거리가 된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라며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李相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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