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우채 편입 공사채형 펀드 투신사 '주식형' 전환에 고민

투신사들이 공사채형 펀드의 주식형 펀드 전환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투신사들은 다음달 10일부터 고객의 환매요구가 있으면 공사채형 펀드중 대우채권 편입분의 80%를 돌려줘야 한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80%를 보전해줄 경우 각각 4천700억원과 2천400억원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투신과 대한투신은 지난 3월말 현재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1조4천억원과 8천300억원인 상태. 따라서 이같은 추가 손실이 발생하면 경영정상화가 요원해진다.

이 때문에 공사채형을 주식형으로 전환하라고 고객들을 적극 설득하고 있다. 대우채권편입 공사채형 펀드의 분리전환 신청기간이 14일까지 한시적이어서 이들 투신사 임직원들은 휴일인 10일에도 출근, 고객설득에 나섰다. 특히 한국투신은 '전담관리 고객제'를 도입, 고객들에게 DM을 발송하고 전화섭외에 들어가는 한편 주요 거래기관 및 고액거래자는 직접 방문, 주식형 전환을 설득하고 있다.

반면 삼성투신과 현대투신은 공사채형 펀드의 분리전환에 소극적이다. 선택은 고객에게 맡긴다는 원칙아래 대우채권 편입비율이 높거나 만기가 많이 남은 경우에만 주식형 전환을 권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사채형 펀드의 주식형 전환실적도 투신사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한국투신은 11일현재 주식형 전환 신청금액이 9천540억원(대구.경북 70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대한투신은 9일까지 2천784억원(100억원)어치의 공사채형을 주식형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현대투신과 삼성투신의 전환 신청금액은 9일까지 97억원과 42억원에 불과했다.

주식형 전환의 득실은 현재로선 속단하기 어렵다. 전환을 적극 설득하고 있는 한국 및 대한투신측은 최근 주가가 급락, 현 주가수준에선 투자부담이 거의 없는데다 향후 주가상승여력이 높아 전환이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가가 예상만큼 오르지 않거나 떨어질 경우 투신사의 손실은 전환전보다 커질 수 있다. 삼성과 현대투신측은 주가변동에 따라 손실이 좌우되는 주식형을 안정성을 중시하는 공사채형 투자자들에게 적극 권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주가동향과 다음달 10일이후 공사채형 펀드의 환매규모에 따라 투신사들의 명암도 엇갈릴 전망이다. 曺永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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