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3 모의고사 제한 희비 교차-재수생 웃고 재학생 울상

대입 수능시험을 27일 앞둔 22일 오후. 야간 자율학습을 준비하는 고3 수험생들과 재수생들의 분위기는 묘한 대조를 보였다.

종로학력연구소에서 실시한 모의고사를 치른 재수생들은 밝은 얼굴로 "지난번보다 몇 점 올랐느냐" "재학생들에 비해 몇 번 더 실전연습을 해 볼 수 있으니 우리가 훨씬 유리하다"는 등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날 모의고사는 고3 모의고사 제한조치 이후 두번째. 문제도 예상보다 쉬운 편이어서 응시생 가운데 상당수가 올들어 치른 모의고사 가운데 최고 수준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대구 일신학원이 응시생 2천명을 대상으로 가채점한 결과 400점 만점에 390점을 넘은 경우가 100명 이상으로 집계됐으며 이 가운데 3명은 만점이 확실시된다는 것.

반면 이날 저녁 ㄷ고 앞에서 만난 고3 수험생들은 모의고사를 치르지 못하는데 따른 막연한 불안감에 싸여 있었다. "지난 12일 모의고사 문제지를 서점에서 구입해 혼자 풀어봤는데 긴장이 안 돼 중간에 그만뒀다" "오는 26일 모의고사를 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결석이라도 하겠는데…" 등의 반응이었다.

수능시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쉽게 출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고3 수험생들의 모의고사 실시가 제한됨에 따라 올해 입시에서는 수능시험 지원자의 28%가 넘는 졸업생과 검정고시 출신자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윤일현 일신학원 진학실장은 "재수생들은 수능시험 때까지 많으면 5회의 모의고사를 쳐 볼 수 있다는 차별성 때문에 고무된 분위기"라며 "시험이 쉬우면 실력보다 자신감과 응시요령이 중요해지므로 재학생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교육부의 일방적인 모의고사 제한에 대해 현장상황과 형평성을 무시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으며 계속되는 모의고사 응시요구로 고교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한 학부모는 "어떻게든 모의고사를 칠 수 있도록 학부모들끼리 의논도 하고 학교도 찾아가봤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걱정"이라며 "모의고사를 못 쳐 실제 수능에서 손해를 보면 누가 책임지느냐"고 토로했다.

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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