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세월동안 한결같은 시심으로 촘촘히 원고지를 메워온 향토 시인들의 작품집이 나란히 나왔다.
금동식씨의 시선집 '여운'(그루 펴냄)과 신후식씨의 시조집 '산울림에 지는 송화'(대일 펴냄), 김상문씨의 동시집 '내 키가 크기만 하면'(아동문예 펴냄), 이강룡씨의 성시집 '영혼의 닻'(학사원 펴냄). 화려하지는 않아도 묵묵히 창작에의 열기를 지펴 온 이들의 시집에는 단어 하나 행 하나마다 갈고 빛을 내며 혼을 불어넣는 시에 대한 열정이 녹아 있다.
40년 넘게 시 작업을 해온 금씨의 시선집 '여운'은 지난 56년에 발표한 첫 시집 '수변'이후 '미풍집' '길을 가다가' 등 그동안 낸 시집에서 직접 시를 골라 묶었다. 격하지 않고 잔잔한 시선으로 자연과 인생을 바라보는 시인의 자세가 담겨 있다. "아직도 시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그저 신기롭기만 하다"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 시인에게는 뜻깊은 시선집이다.
신후식씨의 네번째 시조집 '산울림에 지는 송화'에는 물색 고운 한복 한 벌 짓듯 정성들여 쓴 시들이 담겨 있다. 전통 시조의 율격을 지켜내며, 자연과 일상의 서정을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에서 시인의 시조에 대한 애착을 읽을 수 있다. 또 원로 동시인 김상문씨의 동시집은 "40여년간의 교직생활을 떠나 그동안 소홀히 해온 시창작에 대해 새롭게 각오를 다지고 쓴 결과"라는 시인의 말처럼 어린이들의 정서에 가까이 다가가는 시들을 담아내고 있다. 동심을 배우고 동심에 가까워지려는 넉넉함과 따뜻함이 각 시편에 배어 있다.
한편 이강룡씨의 성시집 '영혼의 닻'에는 신을 향한 절절한 기도의 마음과 모든 사람들이 보다 따뜻한 삶을 영위하기를 간구하는 시인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소록도와 재활원, 자폐증에 시달리는 아이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지켜보고,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중요성을 낮지만 강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다.
徐琮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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