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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필름을 찾아서(20)-데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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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루이 말감독의 '데미지'(Damage·92년)는 화급하고 격정적인 정사신이 거의 폭력 행위같은 영화다.

'데미지'는 국내 개봉(94년 말)에 애를 먹었다. 아버지(제레미 아이언스)가 며느리가 될 지도 모를 아들의 애인 안나(줄리엣 비노쉬)와 숨막히게 뜨거운 육체관계를 갖는 것이 비윤리적이라는 공윤(공연윤리위원회)의 수입불가 판정 때문이다.루이 말감독은 두번에 걸쳐 편지를 보내 "불륜이 빚어낸 인간의 비극을 통해 도덕성을 일깨운 영화"라며 선처를 호소했고 몇 장면을 삭제한 후 겨우 개봉됐다.

미국에서 출시된 비디오의 러닝타임은 111분. 국내 개봉분은 105분. 약 6분 정도 분량이 잘렸다.

'데미지'의 격정적인 정사신은 모두 네번이다. 루이 말감독은 이를 '기승전결'로 풀어 연결시켰다. 그러나 국내 개봉에서는 '전'에 해당되는 세번째 정사신이 통째로 빠져 있다. 약 50초 정도되는 분량.

안나가 오빠를 회상하며 자신의 아픈 상처를 얘기하고 이를 치유하듯 벌이는 정사신이다. 루이 말감독도 이 장면을 정성스럽게 다듬은 흔적이 보인다. 조명, 편집, 촬영에 비노쉬와 아이언스의 흡착력 강한 연기.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를 연상시키는 뛰어난 장면이었다.

그러나 비노쉬의 체모까지 드러나는 완전 나신의 정사신은 영화에서 통째 잘려 나갔고 관객들은 둘의 운명적인 끈을 이해하기 어렵게 됐다.

이외 거실 이쪽 저쪽을 옮겨 다니며 벌이는 첫번째 정사신도 1분 가량 실종됐고, 마지막에 나체로 뛰어나가 죽은 아들을 끌어안는 장면에서도 10여초 짧게 잘렸다.'데미지'는 미국 개봉에서도 두번이나 NC-17(16세 이하 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5초 정도를 잘라내고 간신히 R(16세 이하 성인 동반요)등급으로 개봉됐다. 이때 루이 말은 "심미적 근시안들의 작태"라며 심한 독설을 퍼부으며 분개했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6분 가량이 잘렸지만 루이 말감독은 공식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하지 않았다. 당연시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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