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브래드 피트의 신작 영화 '파이트 클럽'이 미국에서 폭력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13일 대구에서도 개봉됐다.
'파이트 클럽'은 '에이리언 3''세븐'등 세기말적 암울한 분위기로 현대 문명에 냉소를 보낸 데이비드 핀처(37)감독의 신작. 전작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자세로 문명을 '싸그리 없애야 한다'며 나섰다.
우선 폭력 논쟁의 단초는 영화 속에 빈번히 등장하는 극단적인 폭력이다.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가고 이빨이 부러진다. 음향효과를 배제한 격투신은 실제 주먹질처럼 섬뜩하다.
특히 폭력의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극단적인 무정부주의자를 찬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심지어 악마주의의 표현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급기야 주연배우인 에드워드 노튼이 "폭력이 등장한다는 이유만으로 '파이트 클럽'을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게으른 저널리즘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가세, 논란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
'파이트 클럽'은 척 팔라니욱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만든 작품. 자동차 회사 리콜 심사관 잭(에드워드 노튼)은 지독한 불면증으로 '동병상련 클럽'에 가입, 실컷 울고나서야 잠을 잘 수 있는 평범한 현대 직장인이다. 그러나 출장중 비행기 옆자리에서 만난 타일러 더든(브래드 피트)과 주먹 싸움을 하면서 잭은 새로운 세상을 알게된다.
싸움의 '묘미'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게 된 잭은 타일러와 함께 격투장을 마련해 '파이트 클럽'의 문을 연다. 동조자들이 나날이 늘어나 전국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 문명 파괴 테러 단체로 변신한다.
핀처 감독이 제물로 삼은 현대 문명은 자동차와 컴퓨터, 크레디트 카드. 없어서는 안될 문명의 이기다. 핀처는 폭탄으로 문명테러를 자행한 범죄자 '유너버머'처럼 크레디트 카드회사 건물을 폭파시키고 한술 더 떠 계급선동적 비판까지 가한다.
핀처 특유의 화려한 '영상 유희', 비판적 관찰 시각, 빠른 카메라웍을 감상할 수 있는 영화다. (13일 아카데미2관, 제일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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