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용강공단-한국의 자동차 부품 '우리 손 안에 있다'

입주 후 고품질 확보와 고부가가치 창출의 자동차 부품 개발에 전력을 기우려 온 전국 굴지의 자동차 부품 단지 경주 용강공단. 부품 업체 모두가 독자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탁월한 경영능력으로 새 천년 버티기 운동을 펴는 등 몸부림치고 있다.내수 및 수출 호조에 힘입어 현대 자동차가 자동차 생산 목표를 금년 120만대에서 2000년 150만대 생산으로 크게 늘리자 부품업체들은 반짝경기를 잡기 위해 바빠졌다.

그러나 원자재 부족에다 내년 부터 일본 자동차 수입이 자유화 되면서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품질관리 등 대응 전략이 절실한 실정이다.

용강공단이 조성된 이후 관광객들의 호주머니에만 의존해야 했던 관광업계와 상가가 활기를 찾기 시작 하면서 산업의 한축을 형성 하는 등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IMF이후 자동차판매가 크게 위축 되었던 용강공단이 수출 호조로 자동차 생산량이 증가하자 입주 업체들은 IMF 이전 수준의 호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승용차와 상용차용 발전기,시동모터, 배전기 등 차량 핵심 전장품을 생산하고 있는 프랑스 발레오사(社) 경주공장은 아시아 전진기지로서 일본시장 공략에 전력할 계획이다.

피아트 생산회사인 프랑스 로노자동차가 일본 닛산 자동차를 인수 한 뒤 신경영을 펴고 있는 것처럼 발레오사의 일본 공략 전략은 비상하다.

금년 만도기계 경주공장을 2천억원에 인수한 프랑스 바레오사는 1천20명의 종업원이 연간 2천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변정수(54) 부사장은 "전직원의 참여와 지속적인 혁신, 협력업체 일체감 조성 등 5대 정책을 정했다"고 말했다.

용강공단의 발레오사는 독일,프랑스,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브라질,중국, 일본, 스페인, 멕시코, 체코, 미국, 폴란드, 벨기에, 인도, 터기 등 셰계 20개국에 144개 공장 및 연구소를 가지고 있는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다.

지난달 30일 36회 무역의 날 김대중대통령으로부터 '3천만불탑'을 수상한 용강공단의 광진상공은 '6시그마 없인 새천년 못버텨'(100만개중 불량품 3, 4개)란 슬로건아래 노사가 비지땀을 흘린다.

2000년에 살아 남기 위해 GM-프로젝트와는 별도로 추진해온 프드사로부터의 수주건을 좀더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에도 수년전 부터 투자해온 신개념의 생산방식인 '도어 모듈 시스템(Door Module System)'을 성공적으로 양산 하고 신규 수주를 위한 노력에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이 회사가 수상한 3천만불 수출탑은 선진국에 비해 낙후된 기술을 한차원 높일수 있고 회사의 악화된 채산성을 회복하는데 지름길이 되고 있다.

권영직 광진상공 회장은 "오늘이 있기까지 노사가 한마음이 돼 새로운 시장을 찾아 일본으로, 미국으로 쫓아 다닌 피땀어린 결과"라고 털어놓았다.

용강공단은 69개 업체중 자동차 부품업체가 절반이 넘는 38개 업체로 자동차 부품단지가 밀집해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이중 현대자동차에 납품회사인 아폴로산업, 명신상업, 광진상공, 발레오사, 경신공업, 일진산업 등은 전국에서 부품생산으로는 손꼽히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이들 업체가 노사분규 악화로 파업 사태를 몰고와 부품생산을 멈추면 현대자동차 전라인이 멈출 정도로 위력적이다.자동차 부품 생산업체인 명신산업 김성광 사장은 "내수 및 수출이 활기를 찾고 있어 단기적으로 전망이 밝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철저한 대응전략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사장은 "노사불이(勞社不二)라는 경영철학으로 전사원이 합심하여 위기를 극복 겨우 숨을 돌리게 됐다"며 회사를 21세기 초일류 자동차 부품생산업체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 품질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금형 및 부품의 수출 확대로 내수부진의 난관을 헤쳐나가려는 기업도 있다. 일진산업(사장 이상일)이 대표적. 이사장은 "꾸준한 기술개발로 품질향상에 노력한다면 자동차 수입개방에도 우려 할것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소유 아폴로산업 사장은 "일시적인 호경기를 경계하며 노사화합만이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 할 수 있다"며 노사화합을 뉴밀레니엄 대응전략으로 제시했다김사장은 또 품질경영도 강조한다. 불량품을 줄여 원가를 절감해야 21세기에 살아 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폴로산업은 지난해 청정기술 개발의 일환으로 자동차 외장용 도장이 잘못된 범퍼를 재활용하는 신기술을 개발하여 국립기술품질원으로부터 GR마크를 획득했다.또 다른 용강공단을 비롯 경주지역에는 이미 5개 부품업체가 외국 자본이 인수한데 이어 또다른 상당수 외국기업에 넘어갈 알려져 아시아 자동차 부품전진기지로 자리를 굳혀 가고 있다.

특히 자국내 자동차 보호정책을 실시, 외국 자동차의 진입을 원천봉쇄해 오다시피한 중국이 이번에 WTO 가입함으로써 국내 자동차 업계도 중국 시장 진출에 활기를 찾게 됐다.

국내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는 최근 구성한 중국 프로젝트팀을 중심으로 수출과 현지생산 검토에 착수했다.

부품업체들은 현대차가 시장을 확 할 경우에 대비, 축적된 기술력과 개발력을 발판으로 무한한 시장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용강공단은 공단조성 20년이 되도록 협소한 공단 진입로가 방치돼 부품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교행을 제대로 못하는 등 공단 구실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인근에 아파트단지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주택단지에 포위돼 머지않아 공단이 외곽지로 이전되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용강공단은 겉만 공단일 뿐 공단 사무소조차 없고 어떤 업체가 들어서고 나가는 지 현황 파악조차 어려운등 처음부터 문제점을 안고 출발 했지만 시정되지 않고 있다.

만약공단이 외곽지로 이전될 경우 지금의 공단 부지는 주택단지로 바뀌어 이 일대가 경주의 새로운 도시로 형성될 전망이다.

경주상의 관계자는 "21세기 용강공단이 경주의 효자로 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며 애물단지로 전락할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주.朴埈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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