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네 구멍가게도 CCTV(무인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는 마당에 우리나라 화폐를 전량 찍어내는 경산조폐창의 보안시설이 이렇게 허술할 줄 몰랐습니다"
29일 오전 11시 화폐 도난사고가 발생한 한국 조폐공사 경산조폐창. 이날 경산 경찰서는 형사계 직원 20여명을 급파해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조폐창 내부시설 점검, 화폐제조 공정, 도난 경위, 당시 근무자 파악 등 초동 수사자료 확보에 부산했다
각종 보안시설 점검에 나선 형사들이 수사상 중요한 단서를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계 직원에게 CCTV에 녹화된 테이프를 제출하라고 당연스레 요구했다.
그런데 안내에 나선 직원으로부터 현재 경산조폐창의 모든 작업장 내부에는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고, 외부침입자를 막기 위해 정문이나 복도에만 가동중이라는 답변을 듣고 놀랐다. 물론 직원들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부연 설명이 있었지만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렇게 허술한 보안시설을 갖춘 경산조폐창에서 설립 이후 지금까지 이같은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의아스러웠지만 천만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백지→평판 인쇄→요판 인쇄→검사→활판 인쇄 등 5, 6단계를 거치는 화폐 생산과정이 있지만 가장 철저히 관리돼야할 최종공정 과정에서 보인 허술함은 국가의 기강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한 때문이 아닌가 싶다.
더욱 가관인 것은 조폐창 측이 사고 발생 즉시 경찰에 신고, 현장을 보전해야 했으나 외부 유출을 우려해 덮어두는 바람에 이미 소행자에게 수사상 증거인멸의 기회를 줄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경찰조사에서 함께 근무해오던 김진석(26.활판부)씨가 용의자로 검거돼 일단 사건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이같은 소식을 접한 경산조폐창의 분위기는 착잡하기 이를데 없다.
경산조폐창 직원들은 정부의 무리한 구조조정과 파업유도 사건으로 지칠대로 지쳐 있다. 이번 사고로 또다른 위기상황을 맞지 않을까 걱정이다.
김 성 우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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