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옷로비 수사 뒷 얘기들

지난달 27일부터 34일간 계속돼온 옷로비 위증 및 사직동팀 보고서 유출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는 사상 초유의 전직 검찰총수 구속 등 엄청난 파장 만큼이나 숱한 뒷얘기를 남겼다.

○…김태정 전 검찰총장은 지난 4일 구속영장이 청구되기 직전 영장실질심사를 신청하지 않는 대신 자신의 억울한 입장과 심경을 밝힌 '소명서'를 작성해 기록에 첨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총장은 당시 매우 격앙된 감정을 표출한 뒤 소명서를 통해 "모두들 제정신이 아니지만 이럴 때 일수록 법조인들 만이라도 이성을 되찾아야 한다. 법리적으로 따져 올바른 판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했다고 김 전총장의 한 측근이 전했다.

○…지난 4일 구속된 김 전총장과 19일후인 23일 구속된 박주선(朴柱宣) 전 청와대법무비서관은 검찰재직 시절 돈독했던 관계 만큼이나 구치소에 수감된 후에도 '형제애'를 발휘했다는 후문이다.

김 전총장은 박 전비서관이 구속되자 "주선이가 들어갔는데 내가 어찌 먼저 나갈 수 있겠느냐. 먼저 나간다면 그게 사람이냐"며 보석신청을 내지 말도록 임운희(林雲熙) 변호사에게 말했다는 것.

이에 박 전비서관은 "무슨 소리냐. 형님이 먼저 나가야 할 것 아니냐"며 접견온 임 변호사에게 '몰래 해서라도' 보석신청을 내라고 권유했다.

결국 임 변호사는 지난 28일 김 전총장에 대해 보석신청을 냈다.

○…지난 6일부터 닷새간 검찰소환에 불응하다 출두한 사직동팀원들은 최초보고서를 자신들이 작성했다고 자백, 수사의 결정적 열쇠를 제공하긴 했지만 막상 조사과정에서는 '고개숙인 남자들'이었다는 후문이다.

팀장인 최광식(崔光植) 총경은 박주선 전비서관과 대질신문을 하게 되자 자신의 직속상관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으며 감정이 격해지자 울먹거리기 까지 했다고 한수사관계자가 전했다.

끝까지 최초보고서 보고 사실을 부인한 박 전비서관은 지난 12일 세번째 소환된뒤 이들과의 대질조사에서 "너희들이 이럴 수 있느냐"며 최 총경과 팀원들을 다그쳤고 사직동팀원들은 박 전비서관 앞에서 고개조차 제대로 못들었다는 것.

○…배정숙씨측이 지난달 22일 공개할 때 빠진 사직동팀 최초보고서 문건 1건의 행방은 배씨 남편인 강인덕(康仁德) 전 통일부장관을 조사하지 못해 끝내 미궁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17일 사직동팀 박모 경위가 배씨를 대면 조사한 내용인 이 보고서는 배씨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배씨측이 공개전 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작 김 전총장측은 배씨측에 문건들을 줄때 3건인지 4건인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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