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느쪽 말을 믿어야 됩니까?"
최근 경북대 사범대 부속 초·중·고의 칠곡 이전 문제를 두고 대학측과 정치권이 서로 엇갈린 주장을 하자 동창회와 학부모들은 의아한 모습이다. 이 학교들의 이전문제가 이번에 처음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대학측이 부인하는 칠곡 이전 계획이 어떻게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언론에 공개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들이다.더구나 사대부속 초·중·고 학부모들은 느닷없이 불거져 나온 학교 이전 계획 발표로 혼란에 빠졌는가 하면, 동창회는 학교 이전에 관해 "대학측과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도 없고 이전에 동의해 준 사실은 더더욱 없다"고 흥분하고 있다.
이전 계획을 발표한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 11월 28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이 지역 출신 의원들이 경북대를 방문했을 때 박찬석 경북대 총장이 사대 부속 초·중·고의 칠곡 이전 문제를 먼저 꺼내며 '거의 확정적인 것처럼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때는 동창회측을 완전 설득시키지 못해 발표를 미뤘는데, 열흘쯤 뒤 서울행 비행기 안에서 박 총장을 우연히 만났을 때 "이제 소문을 내도 좋다"는 답변을 들었다는 것.
그러나 이전 사실이 발표되자 학교측의 공식 입장은 사실무근으로 나왔다. 물론 당사자인 총장의 이야기는 아니고 학교 관계자의 멘트로 공식입장을 대변했다. 당사자인 박총장은 무슨 이유에선지 기자의 질문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난 30일 '사대부속 초·중·고 칠곡 이전 사실 아니다'란 대학측의 입장을 인용한 내용의 보도가 나간뒤 안택수 의원은 다시 총장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언론사에 알려왔다. 기자와의 통화를 기피한 박총장은 이날 오후 안 의원과의 통화에서 "학교의 칠곡이전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국립대학 총장이란 공인의 입장에서 박 총장이 보인 일련의 태도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부속 초·중·고의 이전이란 큰 문제를 두고 당당한 답변을 할 수 없는 사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이전 문제를 두고 동창회와 학부모 등에게 불신과 갈등을 안겨준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도대체 어느 쪽 말이 옳은가'. 30일 오후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온 한 시민의 목소리가 긴 여운으로 남는다. "국립대 총장이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한 것인지 지역구에 송년 선물을 내놓고 싶은 정치인의 앞선 의욕인지 궁금합니다…"
조향래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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