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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매일신춘문예 시·시조당선소감-김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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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이 잠시 내 몸의 주인이었을 때, 전화가 왔다. 내가 세운 계획보다 앞서 가는 현실을 알려주는 낯선 전화였다.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잠시 후 나는, 나를 앞서 가는 현실 앞에서 먹먹하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와 같은 모습으로 잠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새 천년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 서른 세 번이 술기운과 함께 지난 밤 내내 내게는 앞서 울리는 듯도 했다. 유독 '부끄럽다'는 종소리만이 기억에 남는다.

나보다 더 기뻐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막내의 철없는 모습에 마음 졸이시며 살아오신 부모님과 가족들, 궁핍한 주머니 사정에도 꿋꿋이(?) 술자리를 지켜준 친구들, 형들, 그리고 문학을 이야기하며 함께 밤을 지새던 '까치노을'문학동아리 후배들,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내게는 기쁨일 뿐이다.

무엇보다 시의 길로 입문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손진은 선생님, 배우는 학생들 보다 더 큰 열정을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신 학과 장윤익, 여세주, 김주현, 구광본선생님과 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죄송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전한다. 담배를 끊을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에게도.

짝사랑에 고민하던 한 사내가 그 동안 참았던 용기를 모두 풀어 고백하고 당당하게 퇴짜맞은 기분으로 이제 대문을 연다. 대문이 더듬거리며 열릴 것인가, 수다스럽게 열릴 것인가, 고민하지 않겠다. 제 자리에서 소외된 것들과의 한울림을 위하여 종신불퇴(終身不退)하겠다.

20세기의 작은 먼지가 21세기의 민들레를 꿈꾸며

◆약력

△73년 경남 창원 출생

△경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4년 재학중

△2000년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입학 예정

△부산시 동래구 온천1동 18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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