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가진 사람, 또는 기관이 사사건건 그 힘을 의식하면 돌려받을 건 욕밖에 없다.
잘해야 뻣뻣하다는 평이요, 심하면 안하무인(眼下無人)이나 인종지말(人種之末)이란 독설을 듣기 십상이다. 박찬호나 박세리 등 프로들이 하는 운동도 일견 힘 가지고 하는듯 싶지만 팔이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되는 게 아니다. 국무조정실이 한국행정연구원과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민원인 4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9년도 민원행정 서비스 만족도 조사'란걸 발표했다. 중앙행정부처 38곳에 대한 민원인의 접근용이성과 편리성, 민원처리의 신속.정확성, 쾌적성 등 총 26개 항목의 성적을 매긴 결과 금융감독위, 검찰 등 힘있는 기관들이 최하위 점수를 얻었다. 특히 검찰청은 100점 만점에 40.5를 얻어 대상 16개청중 꼴찌. 지난해 검난(檢難)을 거치면서 수도 없이 거듭 나겠다고 대국민 약속을 했으며 어떤 이는 '더 이상 깎을 뼈도 없다'고 개탄한 곳이 바로 검찰이었다. 검찰은 함께 발표된 98년대비 향상도와 99년 고객만족지수와 향상도를 종합한 평가에서도 최하위였다. 국민의 정부, 김대중대통령도 담화의 서두엔 항상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데 검찰은 왜 고소.고발.진정.탄원을 들고 온 국민을 사랑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옛부터 권재족하(權在足下)를 경계했다. 일을 처결하는 모든 권리가 거의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을 일깨웠으니 검찰이 참고할 일이다. 부.처.위원회중엔 금융감독위가 최하위. 은행 대출관련 질의에 무성의한 대꾸로 일관한 탓에 고작 36.8점을 받았다. 제돈 꿔주는 것도 아니면서 온갖 거드름과 함께 뜨악하게 쳐다 봤을테니 자업자득(自業自得)일 게 틀림없다. 이번 조사에서 한가지 특기할 일은 청단위중에서는 기상청이 1위를 한 사실이다. 하늘을 상대로 고소.진정.탄원할 일이 없어서 1위를 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85.5점이란 고득점이 이채롭다. 납득이 잘 안되는 건 외교통상부가 막상 제손에는 틀어진 권력도 없으면서 20위를 한 사실이다. 금년도 조사의 고득점 비결은 어깨에 힘을 빼는 일이다.
최창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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