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차 문제는 '효율성'만을 따지는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반성과 관련되는 주제이다. 논술에서 다룰 가능성이 높은 주제이므로 한 번쯤 읽어 둘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다루어 보았다. 제시문에 나타나는 인물 중에서 줄광대 허 노인이나 매잡이 곽 서방이 몰두하는 일들은 일생을 통해 인내하고 끈기있게 수련하여 쌓아가야 하는 영역이다. 그러나 그 일들은 일상적인 삶을 영위해 가는 데 필요한 생업의 수단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특별한 명예도, 취미나 여가 수단도 될 수 없다. 그들이 몰두하는 일들은 약삭빠름과 계산적 쓸모만으로 이루어진 현대 사회의 삶의 범주에서는 어떤 의미를 가지기 어려운 것들이다. 그러나 그 일을 위해서는 삶의 많은 부분과 영혼을 바쳐야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을 우리는 장인이라고 부른다. 30차 문제에서 제시한 과제는 바로 이 장인 정신의 의미를 설명해 보라는 것이다.
이번에는 대구 외국어 고등학교 2학년 황보 민 군의 글을 우수작으로 선정하였다. 문제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논제에 적절한 내용을 논지로 삼아 전개시킨 점이 돋보이는 글이다. 그러나 2학년 학생으로 아직 논술문에 대한 실전 연습의 기회가 적은 까닭인지 논점을 다양하게 설정하는 점에서는 서툰 점이 없잖다. 또 각 문단의 분량 배정이 균형을 유지하지 못하는 점도 있다. 특히 서론이 너무 길다. 또 본론 두 문단도 균형있게 분량 배정을 이루면 좋겠다. 문단의 분량 배정은 단순한 외관의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루는 내용의 균형과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황보 민 군은 문제가 요구하는 '효율성 편중으로 인한 현대 사회의 부정성에 대한 반성'을 주지로 삼아 내용을 전개하고 있어 잘 된 논술문이 되었다. 허 노인과 곽 서방이라는 인물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중요하다. 황보 민 군은 본론 첫 문단에서 이 점을 잘 해결했다. 이어서 본론 둘째 문단에서 제시문 (가)의 밑줄 친 부분에 대한 해설을 하고 본론 셋째 문단에서 문제가 요구하는 핵심인 곽 서방에게 있어 매사냥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를 밝혀 논지 전개의 단계성을 살린 것도 잘 한 것이다. 앞에서 지적한 문제점들은 앞으로의 논술 수련을 통하여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논술문 작성 실력은 하루아침에 갖추기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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