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동극장 경영혁신 사례 '화제'

문화예술 공연장이 경영성공 사례를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처음으로 보고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홍사종 정동극장장은 15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거꾸로 보면 시장이 보인다'는 내용의 경영혁신사례를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공연장 대표가 성공사례를 국무회의에 보고한 것은 문화예술단체를 통틀어 이번이 최초다.

홍 극장장은 경영혁신 비결에 대해 '위기 상황을 거꾸로 읽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8년, IMF로 사회 전체가 경제위기에 직면했을 때 당시 일반적 추세였던 축소경영과 달리 공격적 자세로 나서 전년보다 42%나 공연수입이 증대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것.

그는 그 구체적 방법으로 연극, 국악 등 공연물에 대한 일반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해 '문화 시음회' 전략을 펴고, 점심시간에 '정오의 예술무대'를 마련해 직장인들을 끌어들였다는 사실을 들었다. 또 주부를 겨냥해 메주 등 농산물을 싸게 팔고,국악공연도 감상케 하는 '현대판 국악장터'를 개설했는가 하면 학생들을 유치할 목적으로 '문화특활' 프로그램을 마련해 성과를 거뒀다.

정동극장은 1995년에 국립중앙극장 분관 형태로 문을 열었으나 객석이 400석에 불과하고, 교통여건도 그다지 좋지 않아 그해 수입이 9천만원에 그쳤다. 여기에다 문화관광부가 이 극장을 시범 공연장으로 선정함에 따라 운영비 중 일부만 지원되는민간위탁 방식으로 전환돼 독자적 생존방법을 찾아야 했다.

갖가지 묘책을 수립해 현실에 적용한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996년 3억원을 돌파한 공연수입은 1997년 8억 4천만원, 1998년 10억 9천만원, 지난해 16억 9천만원으로 해마다 급증세를 보였다. 이런 성과가 민간기업에 알려지자 일부 대기업들이 이극장을 벤치마킹하는 일도 생겨났다.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을 벤치마킹하던 과거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정동극장은 지난해 한국능률협회로부터 '99 지식경영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도 있다. 지식경영대상에서 기업이 아닌 비영리 문화단체가 최우수상을 받은 것은 정동극장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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