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비한나라 후보 한숨

'한나라당 압도적 우세 ' '영남지역 한나라당 석권 ' '한나라당 싹쓸이 '

연일 터져 나오는 총선 관련 여론조사와 판세 분석 보도에 지역에서 뛰고 있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여타 정당과 무소속 후보들의 어깨는 처져만 간다. 느긋하기만 한 한나라당 후보와 달리 신발이 닳도록 골목골목을 누비지만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아무리 하소연을 해도 메아리가 없기 때문이다.

현상유지는 고사하고 시간이 갈수록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백중세 내지 선전지역으로 분류되던 곳들도 점차 한나라당 우세 지역으로 변해간다는 점에 서운함마저 느낀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하는지 무리하지도 않고 느긋하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반면 이들 비한나라당 측은 파김치가 되도록 돌아다녀도 분위기는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나라당에는 투표일까지 '아직 ' 20여일이나 남았다고 느끼는 후보들이 대부분이다. '선거는 다 이겼는데 더 운동을 할 필요가 있느냐 '는 오만함이다.

다른 후보들이 '벌써 ' 투표일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고 조급해지는 것과는 정반대다. 운동한 만큼이라도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유권자들의 반응은 거의 '철벽 '에 가깝다는 점이 막막함을 느끼게 할 뿐만아니라 도리어 지지율은 더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구지역 자민련의 한 위원장은 이와 관련, "시민들의 마음 속 장벽이 너무 두텁다"며 "판세보도가 한번씩 나올 때마다 운동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 원망스럽기만 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경북지역 민국당의 한 후보 진영도 "유권자들의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는 거의 '묻지마 '수준에 가깝다"며 "누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한나라당 찍어야 하는 것 아니냐 '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할 말을 잃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무소속의 설움은 더하다. 각종 정당행사를 빙자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정당후보들과 달리 선거법이 거의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것도 억울한데 맹목적인 한나라당 지지분위기는 의욕조차 잃게 만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래도 진작 '각오 '를 한 탓인지 지역의 한나라당 압도 분위기가 그리 생소하지 않다는 것을 위안을 삼을 정도지만 두드려도 두드려도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는 유권자들에게 아쉬움과 섭섭함을 느끼는 것은 마찬가지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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