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도 파주 가축 '의사 구제역' 파장

경기도 파주의 가축전염병인 '의사 구제역' 발생에 따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돼지고기 수입보류 조치로 돼지값이 폭락, 양돈농가가 동요하고 있고 농림부가 수출 돼지 전량 수매 입장을 밝혔음에도 쉬 진정되지 않고 있다. 또 관련 수출업계 및 사료.도축업계, 정육점, 식당 등으로 까지 충격이 도미노화될 조짐이다

▨관련업계 비상=피해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질병이 구제역이 아니라 해도 시장자체가 위축돼 단기적인 피해가 이미 시작됐고 구제역으로 판정날 경우는 큰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 97년 구제역이 발생한 대만의 경우 5년간 축산물 수출 중단에 따라 모두 41조원의 피해가 났고 관련 산업 종사자 18만명의 실직사태가 잇따랐다.

대구.경북지역의 대구 축협, 김천 롯데 햄, 고령 축협 , 영주 소백산 포크 등을 비롯한 돼지 대일 수출업체들은 일본의 수입 통관 보류 조치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리거나 조업단축을 고려하는 등 비상대책 마련을 강구중이다. 또 100여개 중소업체들의 부도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료업계의 불안감도 마찬가지. 농가와 계약을 통해 1일 100t의 양돈용 사료를 생산중인 축협안동사료공장도 현 추세로 볼때 사육두수가 급감, 사료 수요 또한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감산 계획을 마련중이다. 정육점과 음식점 업주들도 29일 10%가량 매출이 떨어지는 등 육류 소비 위축 현상이 급속히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확보해 둔 육류를 반품하는 등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일(對日)수출 치명타=질병이 구제역으로 판명될 경우 돼지고기 등의 수출 중단에다 국내소비 감소에 따른 공급과잉 등으로 국내 축산업은 거의 붕괴 상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돼지 고기 공급량은 모두 70만1천365t으로 내수가 62만1천여t(89%), 수출이 8만264t(11%)를 차지하고 있다.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만도 3억4천700만 달러이며 이중 대일 수출액은 3억3천만 달러로 거의 일본에 집중돼 있다. 올해 수출목표는 12% 증가한 90만t, 4억1천100만 달러. 경북도는 올해 1만1천t, 3천800만 달러로 작년보다 목표를 늘려잡았지만 하향 재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수포성 가축 질병이 구제역으로 확인될 경우 비단 국내 돼지고기 수출 전면 중단은 물론 수입국에서 안전성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엔 수출 길이 계속 막히게 된다.

▨지역 농가 표정=30여 양돈가에서 지난 해 일본에 790t을 수출, 35억원의 수익을 기록한 안동지역은 대일 수출 소득액이 지역 양돈가 전체소득의 절반을 차지했고 올해는 그 수출물량을 30%로 늘려 놓았다는 점에서 그 충격파가 더 크다. 이에 따라 1일 150여두에 이르던 수출용 돼지 출하가 중단되고 향후 장기간 수출 중단이 확실시 되자 양돈가들이 투매나 다름없는 홍수출하에 나서 19만원(100kg기준)하던 산지돼지가격이 29일 하룻만에 13만5천원으로 폭락했다. 특히 정부가 이날 수출돼지 전량수매 입장을 밝히면서 규격돈 기준 14만3천원의 보상금을 책정한데 대해서도 "정부가 최저생산비선인 15만6천원대로 수매에 나서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성주군 다인 농장 대표 전전홍씨는 "가축 전염병 보도가 나간 후 돼지값(지육)이 kg당 2천600~700원에서 2천~2천100원 선으로 급락했으며 어제 롯데 햄 측으로부터 당분간 출하물량을 비축해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낙담했다.

26일 지육 kg당 2천650원하던 돼지고기 경락가가 괴질 소식이 전해지며 28일 2천 49원, 29일 1천935원(축협고령 공판장)으로까지 속락한 고령의 경우 매일 170여두씩 도축하던 돼지를 모두 내수로 돌릴 수 밖에 없어 양돈가들은 IMF당시와 맞먹는 가격 폭락 사태가 일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경북도 대책=괴질 유입 차단에 주력하는 한편 돼지 출하 자제를 적극 홍보하고 있다. 도는 27일 방역비상대책본부를 설치, 가축위생 시험소 및 전 시.군의 담당부서 등도 비상근무토록 긴급지시한데 이어 경기지역 가축입식자제 및 입식 가축 검사 철저, 축사내외 소독과 외부인 및 차량의 농장 출입을 통제토록 하고 질병가축 발생시 즉각 신고토록 했다.도는 또 30일 경북농업인회관에서 도내 양축농가단체 대표와 돼지고기수출단지 대표 등 50여명과 긴급방역대책회의를 갖고 홍수출하 자제 등을 당부했다. 도는 이날 경기도 번호판 차량 등 질병 전염 가능성이 있는 차량에 대한 검문, 검색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경북지방경찰청장 앞으로 보내기도 했다.

제2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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