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산유국 중심의 석유 수출국기구(OPEC)에 세계유가를 안정시킬 새바람이 일고 있다. 변화의 주인공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폐막된 빈 회담에서 OPEC 각료회의 새의장으로 선출된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석유장관.
그동안 사우디.이란.이라크 등 중동국가에 의해 주도되던 OPEC에서 중남미 국가가 의장을 맡은 것도 큰의미를 갖지만, 더 중요한 것은 로드리게스 장관이 '유가밴드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 점이다.
그는 31일 있은 기자회견에서 "국제유가가 20일간 계속해서 22~28달러 변동폭(밴드)을 벗어나면 OPEC는 유가가 그 안으로 회복될 때까지 하루에 원유 50만 배럴을 더 생산하거나 덜 생산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OPEC 각료회의 의장은 국제유가가 밴드를 벗어나는 즉시 각 회원국에 일방적으로 증산이나 감산을 명령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새 의장의 역할이 더욱 주목되는 까닭이다.
빈 회담 중 사우디 석유장관에 의해 제안된 '유가밴드제'에는 석유 증산에 끝까지 반대한 이란까지 의견을 같이해 국제유가 안정에 큰 기여를 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신문은 유가밴드제 합의가 상대적 고유가를 유지하려는 회원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초 공급과잉으로 배럴당 11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최근 34달러까지 치솟는 등 급격한 가격 변화를 보였지만, 오히려 저유가 기간이 길었던 탓에 생산국들은 손해를 봤었다. 게다가 유가가 30달러를 넘어선 뒤 미국으로부터 증산압력에 시달렸던 것도 유가밴드제 도입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슨 미국 에너지 장관은 "유가가 30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것 보다는 유가 밴드제가 훨씬 좋다"며 긍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오는 6월21일로 예정된 후속 OPEC 각료회담에서 석유 생산량을 더 늘릴지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석유업계 분석가들은 "OPEC의 생산쿼터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그동안의 관행이었다"며 "유가밴드제라는 '신사협정'을 맺었다고 해서 유가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길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평했다.
한편 25달러 이하로 떨어졌던 원유 가격은 31일 수십 센트씩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石 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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