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벽지 작은공간서 프로게이머 꿈 꾼다

청도 고수 '인터넷 속으로'게임 전략·전술 강의

"니 안피하고 뭐하노""빙신아 그카면 안된다 카이"

요란한 전자음과 뒤섞인 아이들의 목소리가 조용한 시골구석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이곳은 경상북도 청도군 고수리에 위치한 PC방 '인터넷 속으로'(0542-373-8845)시골벽지에 위치한 작은 공간이지만 '디지털 키드'의 꿈이 영그는 곳이다. "수업이 끝나면 이곳에서 레인보우나 낚시광같은 게임에 열중합니다. 커서 꼭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요" 친구따라 우연히 PC방에 들렀다가 이제는 친구들 사이에 최고 고수로 통하는 최성진(12)군의 말이다.

게임방 한 귀퉁이에서는 수시로 게임강의가 열린다. "코너별 대처요령과 전체적인 전략전술을 실전위주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로 어린이들이 질문하고 답하는 형식으로 강의가 이루어 집니다" 강의를 맡고 있는 최태진(30)씨는 어린이들에게 듣는 '사부님'소리가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고 한다. 작년 6월에는 이 PC방을 중심으로 '맴피스벨'이라는 게임동호회를 조직하기도 했다.

동호회원들의 실력은 의외로 쟁쟁하다. 지난 해 열린 제 1회 한국 게임 페스티벌에서 예희상(18·CHDYHS)군이 1등상, 올해 초 열린 제 1회 밀레니엄 페스티벌대회에서는 1, 2, 3등을 모두 휩쓸어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청도의 PC방 '인터넷 속으로'가 게임기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자신의 ID에 청도를 뜻하는'CHD'라는 영문자를 넣는 것이 불문율. 어린이들에게 프로 게이머의 꿈과 애향심을 동시에 고취시키기 위한 이곳 주인 금경수(34)씨의 아이디어다.

"프로 게이머가 직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부모들도 아이들이 게임에 열중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금씨는 청도소싸움과 연계해서 청도에서 독자적인 전국규모의 게임대회를 계획중이다.

崔昌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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