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도네시아 역사 바로세우기

인도네시아의 '역사 바로 세우기'. 그 주도권을 위임 받은 진실.화해위 활동이 시작되자 현대사에서 가장 큰 비극을 초래한 두 사건의 진상규명 요구가 뜨거워졌다. 1965년 9월30일의 쿠데타 진실과, 다음해 3월11일의 권력이양 문건 진위 논쟁이 그 핵심.

9.30사태는 수카르노 초대 대통령이 집권 중이던 당시 소장파 장교들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유발됐다. 이 쿠데타는 당시 전략예비군 사령관이던 수하르토 육군소장 군부에 의해 하룻만에 진압됐다. 문제는 그 다음. 수카르노 정권은 수하르토 주도 아래 공산당(PKI)을 쿠데타 배후세력으로 지목, 무려 50만명을 재판없이 처형하고 60만명을 투옥시키는 인권유린을 자행했다. 이 사건에 대해 당시 서구열강은 의심은 가지면서도, 공산주의 확산을 우려해 모른척 해 버렸다.

권력 이양 문건은 이 '피의 살육' 과정에서 등장했다. 일부에서는 수하르토 일당이 수카르노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치안유지 명령서'를 '권력이양 문건'으로 조작, 각료들을 체포하고 대통령을 축출했다고 주장한다. 수하르토는 그후 잔혹한 32년 독재의 발판을 마련했었다. 이 문건 조작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수하르토와 당시 관련자들은 반란죄로 최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인도네시아판 12.12사태' 등으로 불리는 이 사건들의 진실 규명 여부는 곧바로 이 나라의 역사 바로세우기와 연결된 것이다.

石珉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