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수성구에서 단란주점을 하는 ㅇ씨는 지난달 17일 '블랙 먼데이'를 피부로 느꼈다. 주식시장이 사상 최악으로 폭락한 이날 단란주점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 ㅇ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빈 방이 없을 정도였는데 올들어 주가가 떨어지면서 손님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털어놨다.
주식시장 침체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관련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주식시장 폭등 덕분에 사회 곳곳에서 '주식 특수'로 즐거운 비명이 터져나왔던 것과 정반대되는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것.
주식시장 침체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유흥업소와 음식점. 지난해보다 절반 가량 매출이 줄었다는 게 업주들의 공통된 얘기다. 유흥업소 주인 ㅈ씨는 "주식시장이 폭등세를 보일 때엔 주가가 올라 한 턱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나 요즘엔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코스닥에 투자했다 원금을 절반 가까이 까먹었다는 회사원 ㅇ씨는 "지난해 주식으로 재미를 봤을 때엔 동료들과 술자리를 갖기도 했으나 최근엔 술을 끊다시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들도 주가폭락의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 동아백화점 경우 얼마전 끝난 봄정기세일 매출액이 지난해 봄세일보다 20%정도 늘어나는데 그쳐 99년 매출신장률 30∼40%를 밑돌았다. 서울지역 백화점들도 지난해 봄세일엔 매출목표를 초과달성한 점포가 많았으나 올해는 매출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점포들이 수두룩했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현대 등 자동차회사의 지난달 판매량도 3월에 비해 20%정도 감소했다. 백화점 및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주식시장 활황으로 판매가 급신장했던 게 옛이야기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李大現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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