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조시인 이정환씨 동시조집 펴내

시조시인 이정환씨가 어린이를 위한 시조작품들을 한 권에 담은 동시조집 '어쩌면 저기 저 나무에만 둥지를 틀었을까'(만인사)를 펴냈다.

대구 문단에서는 처음 시도된 이 동시조집은 비록 자잘하지만 순수하기 그지 없는 아이들의 세계에 푹 빠져 들어가 세심하게 관찰한 대상들을 쉬운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이번 작품집은 20여년동안 교단에 서오며 어린 벗들과 교감한 일상 경험이 그 바탕. 늘 아이들과 더불어 지내온 탓에 생생한 아이들의 표현들이 가득한 것이 장점이다.

'어어, 엄마!/길이 하나도 안보여요// 그래, 길도 밤엔/어둠에 안겨 잠잔단다// 해님이 내려올 때까지/곤한 잠을 잔단다'('길도 잠잔단다' 전문)

'장난감 자동차로/방바닥을 한참 훑다가// 벽에 대고 이리저리/또 한참을 훑다가// 천정을 우러러 보던 윤이/'저긴 어떻게 몰고 올라가지?'('저긴 어떻게 몰고 올라가지?)

야간기차안 모자가 나누는 대화 풍경을 옮겨 자연도 쉼(휴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들려주기도 하고, 유심히 관찰한 아이의 놀이에서 단순하지만 살아있는 시상을 떠올리기도 한다.

이제까지 발표된 동시조 작품이 어른의 관점에서 그저 아름답게 표현하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이번 작품들은 어린이 세계에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시를 써내려간 점에서 구별된다. 이씨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반 아이들에게 자신의 사인이 든 이 시집을 한 권씩 나눠주고 직접 읽어 내려가며 함께 토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시인의 초등학교 동창인 작곡가 홍세영(대구예술대 교수)씨는 이 작품집에 실린 시에다 곡을 붙여 노래로 만들 계획도 세우고 있다.

-徐琮澈기자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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