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속의 유전자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순조롭게 작동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는데 특정 유전자가 '질병 유전자'로 변형되면 질병을 앓게 된다. 질병 유전자는 특정 유전자의 염기서열이 변형된 경우가 있고, 아예 그 유전자가 없거나 한 개만 있어야 하는데 여러 개가 있어 과도한 기능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고장난 유전자를 원래대로 바꾸거나 일부를 수정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는 생명공학에 획기적인 전기를 가져 올 수 있다.
모두 23쌍의 인간 염색체 가운데 가장 작은 21번 염색체에 대한 염기서열 해독 작업이 완료됐다는 외신 보도가 있었다. 미국.독일.영국.일본 등의 과학자 62명으로 구성된 공동작업단은 이 작업을 완료, 다운증후군(몽고증).알츠하이머.백혈병.당뇨병 등을 일으키는 유전자들이 들어 있는 염색체의 유전암호가 풀리게 됐다.
앞으로 추가 연구가 진행돼 이들 질병과 21번 염색체 사이의 정확한 관계가 밝혀지면 난치병 정복에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인간게놈 연구팀(HGP)은 올 하반기에 '유전자 지도 초안'이 가능하고, 유전자가 유발하는 질병을 완전 정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겠지만 일단 2003년엔 완벽한 유전자 지도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가타카(Gattaca)'라는 미국 영화가 있었다. 제목부터 DNA를 구성하는 염기인 구아닌.아데닌.티민.시토신의 머리글자를 조합해 만들었다. 유전자의 우열에 따라 신분이 정해지는 '신세계'를 그린 이 영화에서 유전자 조작을 거친 정자와 난자가 인큐베이터 안에서 수정.배양돼 인간으로 태어났다. 윤리적으로는 큰 문제를 안고 있지만 이윤만 추구하는 '게놈 러시'가 이젠 공상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는 세상이다.
미국 등 일부 선진국의 생명공학회사.제약회사들은 벌써부터 '포스트 게놈'경쟁이 치열해졌다고 한다. 생명공학 시장 규모는 정보산업을 능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유전 금광맥' 캐기 경쟁은 이미 치열해졌다. 우리나라는 올 들어서야 '인간유전체사업단'이 발족될 정도로 '황무지'다. 이제부터라도 전문가 양성, 장비 확보,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지 않을까.
이태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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