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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양보한 실무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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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이 18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절차에 합의, 회담의 기본틀을 마련한 것은 뜻깊은 일이다. 이를 계기로 세계 유일의 냉전체제로 남겨져 있는 한반도가 대화를 통해 평화 공존의 길을 모색케 돼 다행스럽다.

지난번 남북간의 4.8 합의서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 이름으로 명기될 때만 해도 북측의 진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런 구석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합의서에는 남북한이 '대한민국 통일부 차관'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참사'로 서명, 명실상부하게 남북한 당국간의 합의 사항임을 밝히고 그동안의 찜찜한 구석을 말끔히 씻어냈다.

또 이번에는 지난번과 달리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에 '역사적인 상봉과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다'고 양측 정상의 이름을 명기한 것도 4.8 합의서 보다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가지 긍정적인 여건의 변화에도 불구, 우리는 몇가지 불투명한 의문점을 지적지 않을수 없다. 그 하나는 북한측이 양측 정상의 상봉과 남북정상회담을 굳이 별도로 명기할 것을 고집하느냐는 점이다. 정상회담을 하려면 '상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굳이 상봉이라는 말을 북측이 강조하는 것이 무척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아니할말로 '남북의 역사적인 상봉'이라는 의미를 부각시켜서 대대적인 군중대회를 여는 것으로 정상회담의 의미를 희석시키려는 것이 북측의 의도가 아닌가 싶은 생각조차 드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번 회담의 의제가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서에는 김 대통령이 베를린 선언에서 밝힌 한반도의 평화,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 남북 상설협의기구 설치 등 4개항이 구체적으로 명기되지 않았다. 대신 지금까지의 북한측 주장을 받아들여 '역사적인 7.4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된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는 민족화해 협력, 교류 협력, 평화.통일 실현 등 포괄적인 의제를 규정, 북한에 지나치게 양보하는 느낌이다.

이는 자칫하면 우리가 7.4공동성명의 3대원칙인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조항을 따르다 보면 주한 미군철수 등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힐 위험을 내포하고 있음을 지적지 않을수 없다. 그런만큼 우리는 이에 대한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모처럼 마련된 정상회담이 남북한 어느쪽의 일방적인 '정치행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남북한 당국은 이번 회담을 위해 최상의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7천만 겨레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아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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