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영남주자론 꿈틀

정몽준 의원의 민주당 입당이 초읽기에 들어가고 노무현 지도위원이 24일 차기대권도전 의사를 거듭 밝히고 나서면서 민주당내에서 '영남권 대선 주자론'이 세를 얻고 있다.

'영남권 대선후보군'에는 오는 6월1일 재검표를 앞두고 있는 김중권 전대통령비서실장도 가세하고 있다. 19표의 근소한 표차로 낙선한 김 전실장은 재검표 결과 당락이 뒤바뀔 경우 영남권을 기반으로 한 정 의원과 노 의원을 제치고 강력한 영남권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이 영남권을 싹쓸이한 지역구도 속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유일하게 당선된다면 영남권 대선주자로 단번에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검표 때까지 대구지역 대학 등의 특강요청도 자제하는 등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김 전실장은 그러나 지난 24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하는 등 당무활동에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고 있다.

그는 9월 전당대회에서의 최고위원 경선 출마, 이어 구여권과 비서실장 시절의 인맥 을 바탕으로 대선후보 경선 출마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나돌던 정 의원은 최근 권노갑 고문과 한화갑 지도위원 등 동교동계 실세들과 잇단 접촉을 갖고 입당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당내에서도 대선후보군이 확장된다는 점에서 정의원의 입당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노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민주당의 차기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할 생각"이라며 대권도전 의사를 거듭 밝혔다. 노 의원은 총선에서 낙선한 것이 부담이다.

지난 총선을 통해 차기 대선후보로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한 이인제 고문 측은 영남권 인사들의 대선후보군 진입에 긴장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자고 공언하면서도 동교동 측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등 불안해 하는 기색이다.

당내에서 영남주자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은 한나라당의 차기 대선주자로 이회창 총재가 굳어지고 있는 구도속에서 이에 맞설 수 있는 필승카드로 이인제 고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대선에서 이 고문이 영남권에서 적지않은 득표력을 과시했지만 대선 이후 형성된 영남권의 '반이인제 기류'가 이번 총선과정에서 고착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또 차기 대선주자로서 선두에 나서고 있는 이 고문을 견제하기 위한 동교동 측의 전략도 영남후보론에 힘을 보태고있다.

徐明秀기자 diderot@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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