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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길' 첫 걸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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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역사적인 평양방문을 하루 앞둔 12일 조용하고 차분하게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당초 예정됐던 평양방문이 하루 연기됐지만 '55년동안 기다려온 일인데 하루 쯤이야…'라는 심정으로 담담하게 북측의 연기요청을 받아들인 김 대통령은 11일 저녁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냈다는 후문이다.

그곳에서 김 대통령은 평양 방문 동안 정상회담과 만찬 등에서 할 연설문을 마무리 하는 등 실질적인 방북 준비를 마쳤다고 청와대 박준영(朴晙瑩)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12일 오전 관저로 돌아온 김 대통령은 점심식사 전인 11시30분부터 40분가량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청와대 경내 녹지원과 작은 연못, 꽃동산 등을 산책하며 연못의 물고기들에게 먹이도 주고 화창한 날씨, 푸른 잔디, 붕어들의 움직임 등을 놓고 이 여사와 대화를 나눴다. 또 청와대에서 키우고 있는 진돗개 '처용'과 '나리'에게 먹이와 물을 주며 쓰다듬어 주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여유롭고 차분하게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러 상념들을 정리하시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오후 3시께 한광옥(韓光玉) 비서실장, 박 대변인 등으로부터 간단한 보고를 받은 뒤 이날 밤까지 북한의 자료와 풍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북한 지도자들의 인물 익히기 등을 계속했다.

김 대통령의 기본 생각은 우선 이번 방북이 어떻게 하면 민족의 장래에 도움이 되겠느냐 하는 것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 청와대 참모들의 전언이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은 한마디로 이번 평양길이 지금까지 한민족이 둘로 나뉘어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불편하고 긴장된 속에서 살아왔던 관계를 청산하고 갈라진 두 민족이 처음으로 화해와 협력, 장기적으로는 번영하고 통일의 길에 이르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대통령의 머리속에 맴도는 기본 생각은 이번 평양방문이 우리 민족과 후손들이 살아가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이며, 어떻게 하는 것이 민족사에 최선의 선택이 되겠느냐 하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이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식민지와 동족간의 전쟁, 남북간 긴장 등 100년간의 질곡의 역사를 상기시켜 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고위 관계자는 "세계가 지식 정보화의 물결속에서 급류를 타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우리 조상들처럼 민족 융성의 기회를 놓쳤던 우를 범하지 않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남북간의 평화 공존이 선행돼야 할 문제라는 것이김 대통령의 사고 밑바탕에 존재하고 있다"고 김 대통령의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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