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직물연합회 안도상 회장
지난 98년 1월 대북투자협상을 위해 북한을 다녀온 안도상(64) 대한직물조합연합회 회장은 "북한에 대한 우리 기업의 신뢰 구축이 대북 투자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몇번 접촉했다고 해서 우리 기업을 믿지 않으며 언제 태도가 돌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확신이 서지 않는 상태의 투자는 금물이어서 이왕 투자를 하려면 신뢰할 수 있도록 상대방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
북한이 원하는 분야의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 안회장은 "섬유는 직물보다 봉제.어패럴 분야, 그 중에서도 임가공을 시도한 뒤 다른 분야로 투자 또는 협력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북한의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정밀도를 요구하는 제품의 현지 생산은 시기 상조이며 모든 공장을 정부가 통제하고 있어 공장 시설을 둘러보고 투자하는 것도 안된다고 말했다.
안회장은 북한의 인건비가 싸다고 우리의 사양산업을 옮겨가려는 일부 움직임은 수년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 내부의 인건비는 싸지만 우리 기업이 투자를 할 경우 상당히 올라가는 경향이 높다는 것. 실제 북한에 진출한 기업은 많이 있지만 수익을 낸 업체가 드물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崔正岩 기자 jeongam@imaeil.com
◈가산무역 이명재 사장
"북한과의 경제협력에 성급하게 접근하면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95년 가산무역을 설립, 지역의 대표적 대북 전문 무역업체로 자리잡은 이명재(38)사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한 환상을 가지려는 사람들이 많으나 너무 쉽게 생각할 대상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아직 우리나라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현금이 아니면 거래를 할 수 없으며 무역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개별 기업이 피해를 당해도 보상받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들었다.
북한의 공산품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해본 결과 품질 수준이 낮아 채산성을 맞출 수 없었다는 이사장은 그러나 약재.산나물 등 1차 상품은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약재의 경우 현지에서 채취해 1차 가공한 후 들여오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봉제 기술은 아주 뛰어나고 중국과 비교할 때 임가공료가 20~30% 정도 싸기 때문에 우선 이런 방면에서 진출을 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사장의 분석.
이사장은 "북한은 대남 교역 창구로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와 민족경제인연합회(민경연)을 두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각 정부기관.기구.도별로 무역 전담 기구가 있다"고 전했다.
崔正岩기자 jeongam@imaeil.com
◈대구상공회의소 도기만 과장
"창구 단일화와 시행착오 최소화가 가장 중요한 과제입이다"
96년부터 약 1년간 대북 경제협력을 추진했던 대구상공회의소 국제통상부 도기만(42)과장은 대북 투자를 '대구경제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높이 평가하면서도 절대 서두르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중심이 된 지역 기업들은 '붐'에 휩쓸려 진출을 서두르기보다 정부와 북한이 세부적인 경협 사항에 합의, 대기업이 공단 조성까지 마친 뒤에 북한에 가야 시행착오를 줄이는 한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만 보내자는 것은 아니다. 지역 경제계가 뜻을 모아 지역 대표업종이 '대북교역지원 우선사업'으로 지정되도록 정부에 건의하는 등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해둬야 한다고 도과장은 말했다. 2천500여개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대구상의가 대북 경협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이는 것도 이 때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한국은 광고만 하면 되지만 북한은 실익이 있어야 한다'는 발언은 현재 북한의 입장을 가장 정확히 표현한 것이다. 자칫 줄 것은 다 주고 이익은 챙기지 못할 수 있는만큼 신중한 접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金嘉瑩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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