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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업 資金難 근본책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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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는 돈이 풍부한데도 기업에는 돈이 말라 심각한 신용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 기업들은 새한그룹 워크아웃과 영남종금의 업무정지사태이후 더욱 피를 말리는 상황이다. 이미 이같은 사정은 현대투신사태이후 정주영씨 일가의 경영일선 퇴진등의 발표로 한때 완화되는 듯했으나 2차 금융구조조정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않고 일부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지면서 더욱 악화된 것이다. 극소수 초우량기업을 제외하고는 채권시장에서 회사채 거래가 거의 끊긴상태고 남북정상회담후 호재발생에도 불구하고 회담전보다 증시가 오히려 침체를 면치못하고 있을 만큼 자금시장이 얼어붙고있다. 자금경색사태를 이대로 방치하다간 기업부도가 속출하는 등 다시 경제위기가 닥칠지모른다는 불안감마저 일고있다.

정부도 이같은 자금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은행에 중견기업의 회사채를 인수할 수 있는 10조원규모의 펀드를 조성토록하고 이를 위해 만기 1년미만의 신탁상품을 허용하는 등 기업자금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투신사와 은행신탁의 매수여력을 높여 회사채 및 CP수요를 창출하려는 것이다. 정부의 의도대로 단기신탁에 자금이 몰려오고 이 돈으로 회사채를 마음놓고 살 수 있다면 당장 효력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들이 이에 응할 것인지 불확실하고 설사 투자펀드가 만들어진다고해도 대부분의 회사채가 무보증으로 발행되는 상황에서 이를 무턱대고 사들일 것인지도 의문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직접 이들 회사채에 보증을 해준다면 불량기업을 구해주는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밖에 대우관련 불안요인제거 등의 대책도 시장이 이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지금까지 자금시장의 불안에대해 정부가 내놓은 대책들이 대체로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한 것을 감안하면 이번 대책도 효과를 기대하기가 쉽지않다. 문제는 단기적 자금수급을 해결한다는 해법만으로는 풀리지않고 계속되는 시중자금경색을 해결하기는 어렵다고본다.

이러다간 은행의 풍부한 유동성을 두고도 금융불안으로 실물경제가 주저앉는 사태가 오지않을지 걱정이다. 이같은 자금시장불안의 근본원인이 2차금융구조조정의 불확실성과 신용경색을 겪고있는 중견기업들의 불투명한 신용에 있다는 점을 확실히 알아야한다. 이렇게 본다면 정부는 먼저 2차금융구조조정의 방향이나 내용을 확실히 제시하고 자금난을 겪고있는 업체들의 실상을 가려주는 근본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이제 더이상 우물거릴 시간이 없다. 남북경협을 추진하려면 심각한 자금난해소부터 서둘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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