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 차관급 파견 "격 안맞다"

남한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북한의 전금진 내각책임참사가 남북 장관급회담 북측 단장 자격으로 참석할 것으로 발표되자 남측 대표단과 격이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전 수석대표는 지난 98년 4월 정무원(현 내각) 책임참사 자격으로 남북 차관급비료회담 북측 대표로 참석했으며 지난해 6월 남북 차관급회담을 위한 중국 베이징(北京) 비공개 접촉에도 내각 책임참사로 나왔다.

현재 전 단장의 북한내 직함은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부부장이며 대외용직함은 내각 책임참사를 비롯해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 등이다.

노동당 통전부 부부장이며 내각 책임참사가 이번 회담의 북측대표 단장으로 참가하는 것이 격이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북측에서 대남(對南)사업에 관한 업무를 대부분 노동당의 통전부가 주관해 왔다는 점에서 수긍이 가는 점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전부를 제외한 당 내 다른 부서들이 대남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입장이 아니며 특히 장관급회담의 주요 대상인 북한의 내각에 대남사업을 맡는 성(省)과 위원회가 없고 대남부문에 종사했던 인물이 없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북한의 노동당 통일전선부에는 현재 대남 전문가인 김용순 부장(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과 임동옥 제1부부장, 안경호·송호경·전금진·이종혁 부부장 등이 포진하고 있다.

장관급회담에 단장 자격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던 김 통전부장은 남한으로 볼때 부총리급에 해당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김 통전부장을 내보내기에는 무리였을 것으로 북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또 임 제1부부장은 통일전선부의 실질적인 책임자로 외부에 얼굴을 내밀지 않는 인물로 대남사업이 이뤄질 경우 막후에서 각종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지시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평통 서기국장을 겸하고 있는 안경호 부부장과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을 맡고있는 송호경·이종혁 부부장이 이번 남북 장관급 회담에 나오지 않은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 가운데 송 부부장은 지난 26일 방북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일행을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자격으로 영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 단장은 지난 6월 13일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 제1차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후 현재까지 모습을 보이지 않아 남북 장관급회담에 대한 구상을 해왔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전 단장은 지난 92년 남북 고위급회담 화해공동위원장, 95년 남북 쌀회담 북측대표, 98년 남북 차관급 비료회담 북측대표를 맡는 등 지난 70년대 초부터 약 30년간 대남사업에만 매달려 온 대남분야 베테랑이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도 별 무리없이 이번 장관급회담 북측대표 단장으로 보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측 대표단이 남측과 비교할 때 격이 낮다는 이유로 남측 정부가 북측에 유감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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