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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이재길-계명대 교수·사진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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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0년대 우리 영화계에는 커다란 이변이 일어났다. 외화가 물밀듯 밀려들면서 방화 관객이 격감, 한국영화가 기로에 서있던 차에 '서편제' 상영을 계기로 변화가 생겼다. '서편제'는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 상영된 '쉬리'는 250만명 이상의 관객동원에 성공했다. 일본에서조차 흥행 1위를 기록했을만큼 한국영화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서편제는 남도의 판소리를 구성지게 담은 우리 전통가락을 주요 모티프로 깔았으며, 쉬리는 최첨단 테크놀러지로 영상효과를 극대화한 작품이다. 판소리를 소재로 다룬 영화가 어찌 이토록 우리의 관심을 끌게했으며, 쉬리의 열풍이 일본열도를 녹였을까. 이러한 반응은 한마디로 서구문화의 홍수 속에서 '우리 것'에 대한 새로운 각성과 관심이 점차 되살아났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날 통신과 교통, 인터넷의 발달은 국제교류없이 고립돼서는 살 수 없도록 환경을 바꿔놓았다. 모든 것이 너무 빨리 국제화 되어가고 있어 오히려 민족적이고 전통적인 것을 새삼 소중하게 여기게끔 만든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문화예술계 역시 민족의 전통성과 역사성, 주체성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필자가 미국에서 작품활동을 할때 우리의 전통의상 한복을 주제로 하는 사진작업을 한 적 있는데 많은 외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 우리 민족성의 특징 중 하나인 한(恨)과 원(怨)의 세계, 은근과 끈기의 세계를 여인의 미로 표현한 것이 그들의 시선을 끌게 했다.

현대는 문화전쟁의 시대이다. 우리의 고유한 전통성을 문화예술에 담아내는 것이야 말로 어느 나라도 흉내낼 수 없는, 경쟁력있는 상품이 될 수 있다. 이 여름에 우리 것의 아름다움과 미덕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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