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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라매야 산다" 한숨뿐 얼어붙는 가계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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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지산동에 사는 주부 박모(36)씨는 지난달 가계부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이의 사교육비와 간식비, 옷값 등 70만 5천원. 아파트관리비, 도시가스료, 식품구입비, 경조사비, 외식비, 보험료 등 각종 생활비로 101만원. 남편과 자신의 용돈 60만원, 여기에다 시부모 환갑여행경비로 80만원.

회사원인 남편의 보너스까지 포함한 월급 240여만원을 훌쩍 넘어버렸다.

이달부터는 남편 자동차 할부금으로 매달 30여만원을 내야 하고, 오른 기름값에다 각종 생활물가까지 들먹거려 생각하기도 싫은 'IMF살림살이'로 가계부를 다시 짜야할 형편이다.

박씨는 "당분간 경조사비와 외식비부터 확 줄이고 용돈과 사교육비, 각종 생활비 등에서 40만원정도 더 지출을 줄일 계획"이라며 "경제가 불안하고 물가가 계속 오르면 적금을 계속 넣어야할 지도 고민"이라고 했다.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면서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소비심리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주부 박경난(31.대구 방촌동)씨는 최근 이사를 하면서 29인치 TV, 전자렌지, 10ℓ들이 세탁기, 침대 등 5년 이상된 제품을 교체하려던 계획을 바꿔 2~3년간 더 쓰기로 작정했다. 그리고 소비 유혹에 빠지지않기 위해 백화점 안가기, TV홈쇼핑 시청 금지, 백화점.통신업체 DM 안보기 등 생활신조까지 만들었다.

주부 김모(33.달서구 상인동)씨는 쇼핑시 공짜인 백화점 셔틀버스를 타고 식품도 백화점, 할인점 등에서 폐점 1시간전에 실시하는 반짝세일을 이용한다. 또 아파트 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취침시 안방을 제외한 거실 등의 밸브를 잠그고 거실 형광등 5개중 3개, 부엌 형광등 2개중 1개만 사용한다. 외출전 각종 전자제품 플러스를 빼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대학원생 박모(29.경산시)씨는 이달부터 자가용을 세워두고 버스로 통학하고 있으며 PC방 이용료, 밥값, 교통비 등을 아껴 한 달 용돈을 25만원에서 15만원으로 줄였다.

대구에서 구미까지 출퇴근하는 회사원 신창철(33.수성구 수성동)씨는 최근 기름값 인상으로 한 달 3만원의 추가부담이 생기자 이달부터 같은 회사 직원들과 카풀을 시작했다. 차를 몰 때는 급발진, 급가속, 급정지 등 잘못된 운전습관을 고치고 트렁크에 무거운 물건도 치워버렸다.

신씨는 "대구 경제가 전국 대도시중 가장 침체했다는 통계를 자주 접했지만 요즘처럼 피부에 와 닿은 적은 없다"며 "언제까지 허리띠를 졸라매야할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소비 위축 바람으로 백화점, 할인점, 음식점 등은 매상이 급감해 울상이다대백프라자 남성정장 매장의 경우 지난달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13% 늘었지만 이달에는 세일기간속에서도 지난해 같은 때보다 10% 줄었다.

여성정장도 이달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13% 감소했고 식품관의 고객 1인당 구매액은 지난달 2만2천원에서 이달에는 1만3천원으로 뚝 떨어졌다.

수성구 두산동 한 음식점의 경우 밤 9시 이후 손님이 지난달보다 절반 가까이 감소했고 한 팀 당 씀씀이도 7만~8만원에서 4만~5만원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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