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찰 130개중대 3중 경호막

"야 잡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 주변 삼성역 5번 출구. 오전 7시58분께 갑자기 아침 정적을 깨뜨리며 2명의 청년이 코엑스쪽으로 후다닥 뛰어가자 전경들이 잽싸게 달라붙어 순식간에 이들을 검거했다.

길가던 시민들은 '아셈 반대 시위가 일어났나 보다'고 쳐다볼때 청년들은 "야"소리를 지르고는 헝겊묶은 손을 위아래로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포즈를 취했다.하지만 이 상황은 아셈에서의 세계화 반대 시위를 가장한 모의훈련(FTX)으로 경찰은 최정예 1개 전경 중대를 2, 3명씩 사복 '침투조'로 선정,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8시30분사이 코엑스 주변 각 통로나 도로로 침투시켰다.

침투조가 실제 시위대가 아닌 것은 일선 전경들과 하급 지휘관들도 전혀 몰랐고 마침 미디어 센터로 출근하던 기자들도 실제로 아셈 첫 시위가 발생한 것으로 알았을 정도였다.

모의훈련 결과는 단1명의 침투조도 경찰의 저지선을 뚫지 못할 정도로 철벽같은 경비 체제를 과시한 것으로 드러났고 침투조는 침투에 성공할 경우 약속됐던 포상을 받지 못하게 됐다.

실제로 이날 0시를 기해 일반인들의 코엑스 접근이 통제됐으며 아울러 코엑스앞 영동대로 삼성로터리 방향 8차로가 전면 통제된 것을 비롯해 코엑스 사면 도로가 일제히 통제에 들어갔다.

경찰은 경호인원을 제외하고도 130개 중대를 동원, 앞서 예고한 것처럼 코엑스주변을 3중으로 에워싸며 시위대를 막고 있으며 코엑스몰쪽에서 올라오는 길도 차단했다.

때문에 택시를 타고 출근하던 일부 기자들이 3번이나 검문 검색을 당하며 멀리 현대백화점 근처에서부터 내려 가방까지 샅샅이 뒤짐을 당한후 미디어 센터로 간신히 들어오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경찰은 또 조금이라도 거동이 수상하거나 신호선을 제대로 건너지 않는 경우에도 여지없이 "야 잡아" 하고 달려들 태세여서 흡사 계엄령을 방불케하는 경비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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