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짙어가는 계절, 머지않아 겨울이 다가오는 이맘때면 생각나는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2급장애인인 나는 책외판 영업을 하고 있다. 가방을 들고 하루 종일 다닌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어느날, 온 종일 절며 다닌 지친 몸으로 비포장 둑길을 가고 있었다. 내 옆으로 씽씽 다리는 차량들이 내뿜는 탁한 공기가 코를 찔렀고 불편한 다리는 감각이 무디어지고 걷고 있었다.
변두리라 버스 정류소까지는 내 걸음으로는 아직 한참이나 남아 터벅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돌부리에 발이 걸릴새라 조심하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천근 만근이다. 그때만큼 불편한 내 다리가 원망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았다.
그런데 내 옆을 지나치며 가던 승합차가 몇미터 앞에서 멈추어 서더니 후진해와 내 곁에 서는 게 아닌가.
"아저씨 어디까지 가십니까. 태워 드릴게요". 운전석 옆자리에 탄 얼굴이 둥글둥글한 인상좋게 생긴 청년이 차창 밖을 내다 보며 이렇게 말했다.
버스정류장이라는 내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러면 타이소 태워 드리겠습니다"라고 웃는 얼굴로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따뜻한 가을 햇살보다 더 따스한 정을 느끼게 하는 청년의 배려가 정말 고마웠다.진정 우리 사회는 따뜻한 가슴에 포근한 향기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것을 새삼 느끼면서 말이다.
전명기(대구시 평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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