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퀸란 원맨쇼…현대 우승축배

결국 기적은 없었다.파죽의 3연승을 달리다 3연패, 지옥문턱까지 쫓겼던 현대가 마지막 게임에서 두산을 꺾고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2년만에 정상에 복귀해 새천년 첫 챔피언의 영광을 안았다.

현대는 7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2000 삼성 fn.com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에서 '외인용병' 퀸란의 눈부신 활약으로 두산에 6대2로 승리, 시리즈전적 4승3패로 패권을 차지했다.

이로써 현대는 98년 첫 우승이후 2년만에 다시 한번 정상에 올라 창단 5년만에 한국시리즈 두차례 우승과 한차례 준우승, 새 명문구단으로 떠올랐다.

지금까지 한국시리즈 우승팀은 두산, 해태, 롯데, LG, 현대, 한화 등 6개팀이며 현대의 두차례 우승으로 한화만 1차례 우승팀으로 남게 됐다.

퀸란은 기자단 투표에서 60표 가운데 46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 200돈쭝짜리 순금트로피를 받고 '코리언드림'의 주인공이 됐다.

현대 승리는 그동안 홈런을 펑펑 날리다가도 헛방망이질을 일삼아 '도깨비 방망이'로 불리던 3루수 퀸란에게서 나왔다.

퀸란은 2회 1사 1-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뿜어내 2타점을 올린 데 이어 두산에게 2점을 빼앗겨 2대2 동점이던 4회말 1사 1-3루 찬스에서 조계현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퀸란은 5대3으로 앞선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두산 구원투수 한태균에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때려 냈다.

4차례 타석에서 홈런 2개 포함 3안타를 친 퀸란은 82년 김유동(당시 OB)이 세운 한국시리즈 경기 최다타점(6타점)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퀸란의 '마법의 손길'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이어진 6회 두산 선두타자 김민호가 우전안타로 출루, 추격에 나서자 다음 타자 정수근의 빨랫줄같은 직선타구를 걷어올린 뒤 총알같은 1루송구로 2루쪽으로 몸이 쏠린 1루주자마저 잡아냈다.

현대는 8회 선발투수 김수경의 구위가 다소 떨어지자 우즈 타석 때 조웅천을 마운드에 올린 데 이어 임선동을 등판시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1차전 승리투수가 된 뒤 4차전에서 실망스런 투구로 3연패의 빌미가 됐던 김수경은 7⅓이닝동안 두산 타자들을 4안타 2실점으로 묶어 우승의 수훈갑이 됐다.

김수경은 이번 시리즈 2승을 포함, 통산 3승을 수확했다.

두산은 0대2로 뒤진 4회초 선두타자 우즈의 장외홈런에 이어 볼넷으로 나간 심정수를 강혁이 좌전적시타로 불러들여 동점을 만들었으나 막바로 퀸란의 3점포에 추격의 실마리를 잃고 말았다.

두산은 4차전 두산을 기사회생시킨 조계현이 4이닝만에 홈런 1개를 포함해 5안타를 맞고 5점을 내준 채 마운드를 구자운에게 물려줘 마운드 운용에 차질을 빚은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한편 수원구장에는 경기시작 3시간전부터 관중이 몰려 들기 시작해 1시간여만에 입장권이 동나 전날에 이어 1만4천명이 가득 들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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