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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이틀째 날이다. 45분의 감독은 수업 2시간 하는 것보다 훨씬 피곤하다. 이유는 딱 하나, 내가 주인이 되어 참여를 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 15분 정도는 교탁 있는 곳에서 가만히 서 있는다. 그러다 너무 다리가 아프고 심심하면 앞뒤로 왔다갔다 한다. 눈은 아이들을 향해 있지만 머리 속으로는 별별 생각을 다 하면서 말이다.

학생때 시험감독이 소원이었던 날이 생각났다. 그때는 얼마나 감독을 하고 싶었는지…. 그러나 지금은 제발 감독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노라면 그 지겨운 시간이 마침내 5분을 남기게 된다. 작년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남았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올해는 안하기로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혹시 방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신이 없어 시간을 잘 조절 못하는 아이도 있지만 대부분은 교실 앞이나 옆에 시계가 있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마침내 종이 울리면 뒤에 있는 아이는 자동장치처럼 일어나서 답안지를 거두어 온다. 그놈들 중에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 답안지와 자기 답안지를 견주어 보면서 불안해하는 놈들도 꼭 한 두놈이 있기도 하다. 이럴 때도 학생때의 내 모습이 또 생각이 난다.

학년별로 거두어 확인을 하고 교무실로 올 때면 교실마다 답을 확인한다고 한바탕 난리다. 오늘은 마침 반아이들이 시험을 치는 곳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섯놈이 몰려서 답을 맞추고 있다. 한개라도 맞다고 판단이 되면 얼마나 떠들고 만세를 부르는지….

아무튼 아이들의 이런 모습은 신선하고 건강해 보여서 너무 기분이 좋다. 이제 내일 하루만 고생을 하면 아이들도 만세 나도 만세다.

문양식 (송현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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