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표지 혼란 잘못 찍었다

플로리다에선 과연 무슨 일이 있었나? 재개표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곳 일부 군(郡, 카운티)에서 선거부정 의혹이 제기되고, 소송까지 발생했다. 미국에도 선거 부정이 있는 것일까?

이곳 선거부정 시비는 투표용지 디자인 잘못, 표 집계 착오, 투표함 실종 등 여러가지 형태로 불거지고 있다.

◇투표 용지 디자인 과실 논란

플로리다 주민 3명은 한국시간 9일 팜비치 카운티의 잘못 디자인된 복잡한 투표용지 때문에 고어 후보 대신 개혁당 뷰캐넌 후보에게 잘못 투표하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수백명의 고어 지지자들이 팜비치 선거사무소로 몰려가 거세게 항의했다. 민주당측 변호사들은 팜비치 카운티 투표용지를 불법으로 간주, 재투표까지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뷰캐넌은 민주당이 강세를 보인 이곳에서 3천407표를 얻었다. 이 숫자는 다른 인접 지역 득표 수보다 월등히 많다. 그는 여기보다 인구가 훨씬 많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에선 불과 561표밖에 얻지 못했으며, 플로리다 전체 득표수도 1만6천962표에 그쳤다.

문제의 투표용지는 후보자의 이름이 오른쪽과 왼쪽에 각각 기재되어 있는 2장의 용지를 맞춰서, 그 중간에 컴퓨터 펀치용 구멍을 내도록 돼 있다. 그 오른쪽 첫번째 줄에 뷰캐넌, 왼쪽 두번째 줄에 고어 이름이 각각 적혀 있다. 유권자가 실수로 용지를 어긋나게 놓을 경우 잘못 찍을 가능성이 높다고 일부는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또 자원 봉사자들이 유권자들에게 나눠준 샘플 투표용지가 실제 용지와 후보 순서 표시를 달리해, 문제가 더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측은 "용지에 표기된 줄을 따라 제대로 찍기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며 항의가 과장된 것이라며 반박했다.

◇컴퓨터 고장 집계 누락 주장

플로리다주 민주당 관계자들은, 주 내 볼러시아 카운티의 컴퓨터 디스크 고장으로 앨 고어 지지표가 수천표나 누락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곳 선관위가 발표한 잠정 개표 결과 한때 고어 표가 약 1만표나 계속 감소했다고 밝히고, "이곳에서는 전에도 이상한 일이 일어난 적 있다"고 주장했다.

개표 방송 당시 새벽 2시6분에 고어 표가 271만6천995표였으나, 2시15분에는 270만7천798표로 줄었다는 것. 카운티 검표위원회는 개표 착오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한국시간 9일 회의를 소집했다.

◇투표함 실종 주장

민주당 전국위는 브로워드 카운티(유권자 22만명)에서 한때 9개 투표함의 행방이 알려지지 않다가 나중에야 회수돼 개표됐다고 주장했다.

ABC방송 정치부장은 "플로리다 주 일부는 선거 부정의 역사가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다른 주에서도 말썽

이런 가운데 미주리.미시간.아이오와.캔자스 등 몇몇 다른 주에서도 회유를 당하거나 오도된 정보를 제공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왔다.

아이오와 주에서는 일부 나이 많은 유권자들이 "특별 유권자 등록증 없이는 투표할 수 없다"는 사기성 전화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서는 "이 주 출신인 민주당 상원의원이 고어를 반대한다"는 거짓 전화가 유권자들에게 걸려갔던 경우가 있었던 것으로 주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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