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잎담배 경작농 니코틴 중독

【영덕】잎담배 경작농민의 상당수가 현기증, 두통, 호흡곤란 등 니코틴 중독증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잎담배 농민들의 니코틴 중독증은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증상이나 치료법 등이 전무한 상태여서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영덕군이 최근 관내 잎담배 경작 농가 414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8%에 해당하는 95가구 112명(남 42명, 여 70명)이 현기증, 두통, 무기력증, 설사, 호흡곤란, 혈압 및 심장 박동 변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질환자 중 70여명은 이같은 증세로 병원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증세는 잎담배 수확철인 7, 8월에 많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탈진까지 한다는 것.

경북도내 잎담배 경작 12개 시·군의 전체 경작 농민 3천538명 가운데 33.6%에 해당하는 1천388명도 같은 증세를 보이고 있어 역학조사 등 원인 규명이 절실하다.농민 강태호(50·영덕군 창수면 신리)씨는 "잎담배를 수확할 때 독소가 나오며, 여자 등 체질이 약한 사람은 쓰러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옥자(47·여·영덕군 축산면 부곡리)씨는 "담배잎을 딸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약을 상비해 놓고 속이 메스껍거나 구토시 상시 복용한다"며 "병원이나 약국에 가도 뚜렷한 원인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덕 제일병원 내과 정재열전문의는 "매년 여름철 잎담배 경작농민 10여명 정도가 이같은 증세로 찾아온다"며 "일단은 니코틴 중독증으로 추정되나 아직 구체적인 치료약이나 방법, 연구 결과가 없어 진정제나 멀미약 등으로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은 경북도와 도보건환경연구원에 이같은 실태를 보고하고 원인 조사 및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임성남기자 snl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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