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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푸는 이웃 있어 포근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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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겹도록 세상은 참 따뜻한 것 같습니다. 민철이가 건강을 찾으면 정말 온 가족이 베푸는 삶만을 살겠습니다. 그게 고마운 분들의 도움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이 각박하고 힘든 세상에서도 우리 이웃들의 온정은 빛났다.

매일신문이 지난 10월17일 한 구두닦이 부부의 아들이 심장병으로 생명이 꺼져가고 있다는 소식을 세상에 알린 지 한달, 이 불황의 그늘속에서 설마하던 도움의 손짓은 상상 이상으로 곳곳에서 물결쳤다. 고아 출신으로 평생 구두만 닦으며 아들 민철(17.대구 경상고 2년)이 하나만 희망으로 살아온 권종욱(44.대구시 북구 칠성2가)씨 부부는 이제 조금도 외롭지 않다.

시민 100여명과 3개 고교 학생 및 교직원, 교회에서 '힘 내라'며 보내온 성금이 무려 5천500여만원. 그 사랑의 손길 하나하나에는 '베푸는 삶의 아름다움'이 묻어 있었다.

그동안 매일신문사를 통해 시민들이 보내준 성금이 약 1천만원. 대구 대안교회(중구 대안동)의 신도들은 3천여만원을 모았다. 민철이가 다니는 경상고의 학생과 교사들은 하나 둘 1천여만원을 쌓았고, 경상여고와 (338만여원) 경명여고도 (140만원) 민철이의 회복을 빌었다. 동서영남아파트(북구 구암동) 부녀회원 20명은 바자회를 열어 30만원을 보탰다.

자신도 고아출신이라는 이모(39)씨는 10만원을 보내왔고 초등학생 김모(12)양은 "수술이 꼭 성공하도록 기도하겠다"며 3천원을 보냈으며,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정성을 보내는 이도 적지않았다. 한 40대 여성은 "파출부 일을 해서 번 돈"이라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경상고는 이달초 대구지역 20여개 고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민철이의 사연을 띄워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민철이의 경상고 친구들은 번갈아 가며 서울까지 병문안을 하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민철군을 격려하고 있으며 헌혈증서 26장도 모았다.권씨는 "집을 팔고 시민 성금을 합하면 1억원에 달하는 수술비는 가능할 것 같다"며 쏟아지는 시민들의 관심에 어쩔줄 몰라했다.

현재 심장이식수술을 받기 위해 서울 중앙병원에 입원해 있는 민철이는 "여러분의 태산같은 은혜를 갚기위해서라도 꼭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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