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율급등에 흔들리는 지역경제,환리스크 무방비 기업경영 비상

원-달러 환율이 며칠동안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대구.경북지역 경제계도 원가부담 상승, 환율전망 불투명 등이 심화돼 연말 기업경영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국제투기세력이 최근의 환율사태를 주도하고 있으며 국내외적인 불안심리가 더해져 급등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으나 지역에는 환리스크에 무방비 상태인 중소기업이 대부분이어서 이같은 경영부담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섬유.전자.자동차부품 등 수출위주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이번 환율상승기조를 수출확대로 연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3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촉발된 환율급등으로 외화를 대출받은 기업들은 당장 원리금 상환액이 늘어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외화 및 외화표시 대출액은 22일 현재 산업은행 대구성서지점 한 곳에서만 1천383억원으로 환율이 10원만 올라도 13억원의 추가부담이 발생한다.

포항 철강공단 입주업체들도 고철 등 수입물량이 많은데다 대부분 내수여서 환율인상에 따라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 환율이 1천200원을 돌파할 경우 공단 전체 손실이 월 3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섬유업계의 경우 생산량 대부분을 수출하고 있어 경쟁력 향상이 기대되고 있으나 EG 등 주요 원자재는 전량 수입해 환차익을 통한 수익만을 생각할 입장은 아니다.

대구상의에 따르면 섬유업체의 적정환율은 1천125원, 기타 업체는 1천133원 등으로 조사돼 현재 환율급등이 수출증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원료가격도 같이 올랐고 경쟁국인 일본, 대만의 환율도 동반 상승해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특히 비산염색공단을 비롯한 염색업체들은 환율 1천200원이 넘으면 환차익에 따른 이익보다는 수출주문 감소, 원자재 수입가격 상승 등에 따른 손실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자업체의 경우 반도체장비, 핵심부품 등의 수입단가도 치솟아 환율상승효과를 깎아내리고 있다. 또 지역 업체 대부분이 외환관리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등 환리스크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어 환율이 출렁거릴 때마다 경영전망까지 함께 흔들리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대기업의 32%와 중소기업의 75%가 환율변동위험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지역에서 외환관리시스템을 갖춘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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