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티칸 외무차관 평양서 예배집전

로마 교황청의 첼레스티노 멜리오레 외무차관이 바티칸의 특사로는 처음으로 최근 평양을 방문, '사회질서를 훼손할 것'이라는 북한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일련의 예배를 집전하고 신도단과 만났다고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지(紙)가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그러나 멜리오레 차관이 교황과의 위성전화를 통해, 평양에 사제들이 없으며 신도단도 소수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예배 역시 집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으며 교황은 즉석에서 종교적인 목적으로 북한에 매년 25만달러를 제공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멜리오레 특사는 이어 미사를 마친 뒤 "이는 나름대로의 기적"이라고 평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현재 북한내 신도가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자료는 없다면서, 김일성(金日成) 주석은 한때 불교와 가톨릭, 신교 등 모든 종교인들을 '위해 분자'로 규정, 강제노동소로 보냈으나 현재 북한의 노동당 간부들은 흥미롭게도 주체사상과 기독교사상간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음을 확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 80년대말부터 신앙인들을 당 요원화(化)해 각종 종교 회의에 파견, 한국 및 서방과의 접촉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일부 젊은 사제들을 로마에 연수보내는가 하면 지난 92년에는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설립한 미국 대학에 일부 젊은이들을 유학보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을 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특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북한내 종교생활의 부활에 매우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바티칸 방문중 교황에게 북한을 방문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한뒤, 당시 바오로 2세는 "그것은 기적일 것"이라고 대답했었다고 전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지난 6월 평양방문을 통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에게 교황의 평양 방문의사를 전했으며, 김위원장은 "좋습니다, 교함께 오시라고 전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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