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Ozone)은 양면성을 지닌 분자다. 대기 상층부에 위치할 경우 해로운 자외선을 차단, 지구상의 생물체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보호막 역할을 한다. 그러나 지표에 가까운 대기 중에 위치하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야기하고 식물의 노화를 촉진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산소원자 3개로 이뤄진 오존의 세계를 들여다보자.
'오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남극 상공의 오존층 파괴다. 냉동제, 에어로졸, 스프레이, 스티로폼 등에 사용되는 CFC(클로로플루오로탄소)와 염소화합물, 소화기에 포함된 브롬화합물이 오존층 파괴를 일으키는 주범. 겨울동안 차가워진 남반구의 성층권에선 봄철로 접어들면 화학물질로 인한 오존층 파괴가 가속화된다지구를 둘러싼 오존층은 유해 자외선으로부터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외선은 피부암과 시각 장애, 면역시스템 약화를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남극을 둘러싼 바다는 자외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이는 해양 생태계의 근본이 되는 플랑크톤이 고갈된다는 의미다. 앞으로 남극 주변 해양 생태계에 어떤 급격한 변화가 발생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지난 봄에 측정된 오존량은 1964~1976년의 평균치보다 50~70% 감소했다. NASA(미항공우주국)가 지난 9월 촬영한 사진을 보면 오존 구멍이 남극대륙 전체와 남아메리카 남쪽을 뒤덮고 있다. 구멍의 넓이는 미국의 3배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오존층을 관측한 이래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남아메리카 칠레와 아르헨티나 남부의 광활한 지역이 자외선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이 지역의 자외선은 피부암을 일으키고 식물을 죽일 수 있는 정도로 강렬한 것. 자외선의 양은 7분내에 피부를 태울 정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오존층의 회복에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세계 각국은 오존층 파괴를 야기시키는 화학물질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몬트리올 의정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약속이 충실히 지켜지기 어려울 뿐더러 외부적 변수가 없다해도 오존층이 원상태로 돌아오는데는 앞으로 30~4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오존층의 파괴는 더 이상 남극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최근엔 북극지방의 오존층도 극도로 얇아지고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북극 상공 17km 정도에 위치한 오존층의 농도가 올초에 측정한 결과 평균치보다 60% 이상 줄어들었다는 것. 아직 남극처럼 오존구멍이 발견되진 않았지만 북극 상공의 오존이 줄어드는 것만은 사실이다.
유럽 상공의 오존량도 20년전 보다 6% 정도 감소, 유해 자외선의 지표 도달량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에선 최근 피부암 발생이 급증하고 있고, 백내장 수술로 연간 30억달러가 소요되고 있다. 오존층의 파괴는 단순히 생활이 불편한 선에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인류 나아가 생태계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다대기권 상층부의 오존이 자외선 차폐막 역할을 한다면 일상 생활속의 오존은 뛰어난 산화제와 살균제 역할을 한다. 수영장 물을 정화시키는 대표적 화학물질인 염소가 눈을 자극하고 피부를 건조시키는 부작용이 있는데 반해 오존은 인체에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다. 활성산소로도 불리는 오존은 지금까지 알려진 물질 중 가장 강력한 산화제 및 살균제 중 하나다. 산화는 물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자극적이거나 위험한 화학물질과 입자를 제거해준다. 살균기능은 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를 죽인다. 오존의 또 다른 장점은 천연 침전제라는 것. 수영장이나 온천수 중에 떠다니는 미세입자를 뭉쳐 침전시킨다. 충분한 크기로 침전되기 때문에 필터를 이용하여 쉽게 걸러낼 수도 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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