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식은 과연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의문에 조그만 답이나마 얻기 위해 기자는 지난 2일까지 6일간 경주 황용사(보덕동) 종연스님 지도로 생식 체험을 해봤다. 식단은 스님이 40여년간 선택해 온 것. 쌀.좁쌀.밀.생콩.보리.찹쌀.솔잎 등을 갈아 섞어 생수에 탄 분말 가루를 주식으로 했다. 이틀마다 저녁엔 무.배추.케일.뽕잎.상추 등의 야채를 먹었다.
◈비린내 진동…먹자마자 구토
△생식 첫날=이렇게 비릴 수가…. 분말을 한스푼 가득 떠서 생수에 타 마시던 순간 내 위에서는 난리가 났다. 비린내가 힘들었고, 너무 싱거운 것도 참기 어려웠다. 마신 것을 토해 내고 말았다. 저녁 식사 때에야 겨우 삼켜 낼 수는 있었다.스님은 "솔잎의 송진이 허기를 없애 줄 것"이라고 했지만, 배가 고파 잠이 오지 않았다. 허기를 참을 수 없어 생 무를 깎아 먹었다.
◈새벽 설사고생…하루종일 복통
△생식 2일째=새벽에 설사를 만나 한숨도 못잤다. 그동안 먹었던 모든 것들을 전부 게워냈다는 느낌이다. 시커먼 설사가 이어졌다.
이튿날 식사는 그런대로 견뎌 냈다. 비린내는 가시지 않았지만 전날과 달리 분말은 삼킬 수 있었다. 아침을 겨우 해결했지만, 배가 고프고 힘이 없어 방안에 계속 누워 지냈다. 화장실 가는 것도 힘 들었다. 하루종일 배가 아팠다.
밤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창고에 있는 무와 고시생의 과자를 얻어 허기를 채웠다. 생식하면 정신이 맑아진다고 했지만, 배 고프다는 생각 밖에는 없었다.
◈상쾌한 아침 다시 태어난 기분
△생식 3일째=아침이 이렇게 상쾌할 수가… 설사증은 여전했지만 아침 잠에서 깨면서 몸이 가볍고 기분도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생식하기 전에는 전혀 경험하지 못하던 느낌이었다. 위염 때문에 늘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배가 아픈 것이 기억의 전부였었는데…
이날은 평소에 안하던 운동도 했다.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이 정도의 식사량으로도 이렇게 개운해질 수 있다니, 생각만 해도 신기했다.
점심으로 분말 외에 배추.상추.케일.무 등 신선한 채소를 함께 먹었다. 맛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는 시커먼 설사도 멈췄다. 기운이 새로 났다. 음식도 비린내 때문에 힘들던 것이 거의 사라졌다.
◈만성위염 더부룩함 없어진 듯
△생식 4일째=믿을 수 없는 변화가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았다. 일단 아침을 상쾌하게 맞을 수 있는 즐거움이 생겼다. 평소에 나를 괴롭히던 만성 위염의 더부룩함.트림 등이 사라졌다. 좋은 컨디션으로 하루를 맞이하는게 기뻤다.
얼굴에 늘 번지르르한 기름기가 흘러 고민이었는데, 이것도 사라졌다. 피부가 몰라보게 매끈해졌다. 눈도 많이 밝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힘이 다시 솟아 누워 지내던 생활을 청산했다. 절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등산도 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생겼다.
밤에도 잠을 쉽게 청할 수 있게 됐다. 잠도 깊이 잘 수 있있다.
◈생식분말 거부반응 점차 없어져
△생식 5일째=몸과 정신이 상당히 깨끗해졌다는 느낌으로 아침을 맞았다.
별 맛은 없지만 식후의 개운함과 편안함 때문에 분말이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게 생각되기 시작했다. 생식을 좀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피부는 더욱 탱탱해졌고, 속이 쓰리고 소화가 잘 안 돼 자주 체하는 증상도 완전히 사라졌다. 글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미묘한 느낌을 경험했다.
◈냉수욕 할 정도로 체력 회복
△생식 6일째=아침 일찍 일어나 가볍게 운동을 하고 찬물로 샤워를 했다. 평소 같으면 엄두도 못낼 12월의 냉수욕이었지만, 오히려 기분이 더 상쾌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생식 일정 끝. 그동안 먹고 싶어도 참았던 콜라를 사 마셨다. 곧바로 속이 다시 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속쓰림이 오래 가지는 않았다.
점심부터는 생식 분말 대신 밥을 먹었다. 그러나 밥이 잘 넘어가지 않아 겨우 반공기를 먹고 그쳤다. 결국 저녁에는 죽을 먹어야 했다. 죽도 생식할 때 느꼈던 개운함이나 편안함은 주지 못했다.
◈종료후 일상생활…한동안 고생
△생식 종료 2일째=속이 아파 밥을 반공기 이상 먹기 어려웠다. 술을 약간만 마셔도 속 아픈 증상이 나타났다. 다시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고, 화장실 가는 횟수가 늘었다.
속 아픈 것을 조금이나마 줄여 보려고 죽을 먹었다. 그러나 생식 시작 첫날처럼 계속 누워 견뎌야 했다. 건강 상태가 생식하기 전 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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