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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장관급회담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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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끝난 4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8개항의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했지만 향후 남북관계 진척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는 자리였다. 북측이 전력지원 등 경협을 고리로 회담을 운영하는 바람에 인도적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사업 등이 언제든지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양측 합의의 핵심은 양측 경협추진위원회 구성이었다. 양측은 오는 26일쯤 평양에서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하는 경협추진위 첫 회의를 열어 전력문제를 비롯 철도 및 도로 연결문제, 개성공단 건설문제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난제는 이 합의가 북측의 최대 현안인 전력지원 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당초 경협추진위 구성문제는 지난 9월 3차 장관급 회담에서 일찌감치 합의됐던 것으로 북측이 계속 미뤄왔던 사안이다. 그러나 북측이 이번에 합의에 선뜻 나선 것은 심각한 전력사정 때문이다. 북측은 회담내내 50만kw의 전력지원을 요청,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남측이 제시한 남북관계 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결국 북측의 이러한 태도 때문에 회담일정이 하루 연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남측의 내부 사정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당장 대북 전력지원과 관련해 야당과 보수층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또 최근 악화된 경제여건도 일방적인 대북지원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정부가 내부 사정 때문에 대북 전력지원 문제에 미적거릴 경우 당장 북측의 반발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3차 이산가족 상봉과 생사확인 및 주소확인의 시범적 실시 일정 등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 종전까지의 회담 관행을 볼때 북측은 철저하게 대가성에 입각해 남측 요구를 수용했기 때문에 이같은 추론이 가능하다.

회담에서는 또 출발전 남측 대표단이 공언한 "짚을 것은 짚겠다"는 주장이 제대로 관철됐는지 의구심이 들게 한다. 특히 이만섭 국회의장 명의의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촉구 결의문이 북측에 의해 묵살된 점은 남측 대표단의 협상력에 의문을 갖게 한다. 일각에서는 "남측 대표단이 또다시 북측의 요구만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과거관행을 되풀이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회담 초반 장충식 한적총재에 대한 북측 비난과 기자억류 문제 등에 목소리를 높이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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