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APEC 정상회의 결산

21일 폐막된 상하이(上海)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지난 9월11일 미국의 테러참사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 다자간 정상회의로서, 반테러 대책과 관련한 APEC 역내 협조와 침체국면의 세계 경제회복 방안에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정상회의 성과=결과물로 나온 것이 반테러리즘 협력을 위한 역내 회원국들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반테러 정상선언'과 세계경제의 조기회복을 위해 회원국간의 정책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정상선언문'이다.

우선 반테러 정상선언에서 정상들은 "테러행위를 어디서, 언제, 누구에 의해 자행됐든 관계없이 모든 민족, 신념, 국가의 평화, 번영, 안보에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모든 형태의 테러행위를 억제하기로 약속한다"고 천명했다.

정상들은 △테러조직에 대한 자금공급 차단 △해상 및 항공운송 안전 강화 △에너지 안보 △통관 및 출입국 전산화 △대테러 능력 배양 △경기침체 회복방안 강구 등의 구체적인 조치 마련에 합의했다.

이는 미국의 테러 참사 이후 전세계를 불안에 떨게하고 있는 테러리즘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는 국제적 연대 강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같은 반테러 합의에도 불구하고 선언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지지하는 직접적인 지지표명이 포함되지 않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공격의 정당성을 구체화하려던 미국의 의도는 '절반의 성공'만 거두었다는 평가다.

이번 회의에서 거둔 또 하나의 성과는 세계경제를 침체상태에서 조속히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회원국간 거시정책의 공조와 협력을 강화하고 무역과 투자 확대를 위해 공동노력을 경주하기로 합의한 것.

구체적인 조치로 정상들은 정상선언문에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의 연내 출범과 APEC 역내 무역자유화를 위해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무역·투자 자유화를 달성한다는 내용의 '보고르 선언'(1994년)의 이행을 재확인했다.

이같은 결의는 세계 무역의 70%를 차지하는 APEC회원국들의 결의라는 점에서 세계경제의 대세로 작용, WTO 뉴라운드 출범에 큰 탄력을 제공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 대통령의 역할=이번 회의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세계경제 회복, 테러근절, 정보화 격자(digital divide)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활발한 의견을 개진, 반테러 정상선언문과 정상선언문에 이를 반영토록 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김 대통령은 미국의 테러참사의 여파로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질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으로 △경제구조 개혁과 병행한 내수진작 시책 강화 △무역과 투자자유화 노력 지속 IT(정보기술), BT(생명공학) 등 차세대 성장산업 투자확대 △APEC내 전자정부 구축사업 전개 △IT 활용을 통한 여성·장애인 능력 배양 등 5개 협력사업을 제시했다.

이미 김 대통령의 국내 경제정책의 핵심이기도 한 이같은 제안은 내수진작을 통해 국내경기를 부양시켜 세계교역량 증대도 가능하다는 것이 골자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로부터 적극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상하이·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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