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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덕의 대중문화 엿보기-팬티와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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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지금…무슨 색깔의 팬티를 입고 계신가요?""하얀색".카사노바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의 한 내의회사가 여성팬티의 색깔을 조사한 결과다. 하지만 시장에 내어놓은 하얀색팬티는 전혀 팔리지 않았다. 목욕탕 보일러실의 구멍으로 엿본 탈의실에는 빨간 색과 핑크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여자들은 조사자의 질문에 속마음 그대로 답할 수 없었다. 색깔 있는 팬티를 입고 있다면 색(色)끼 있는 여자로 보지 않을까…그것도 남자가 묻는데…흰색을 입고 있다면 순결하고 청결한 여자로 봐줄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다.

올해 대통령 선거는 여론조사로 시작해서 그것으로 끝났다해도 무리가 없을 듯하다. 명색이 여당후보가 의석하나밖에 없는 신생정당 후보와 막판에 후보단일화 협상을 벌인 것도 여론조사 때문이었다. 공룡과 같은 거대야당이 연거푸 패배한 것도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한 탓이 크다.

여론을 조사하는 데는 면접법과 함께 관찰법이 있다. 팬티색깔조사가 면접법이고 목욕탕에 직접 가는 것이 관찰법이다.

그랬다. 거대야당은 목욕탕에 직접 가지 않았다. 나이 든 사람은 남의 눈을 의식해 개혁인사로 위장할 뿐이다. 젊은 세대는 또래와 어울리기 위해 상대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아니다. 선거전에서 보수와 진보가 싸우면 반드시 보수가 승리한다…미리부터 월드컵과 촛불시위가 보일러실의 구멍역할을 했지만 들여다보지 않았다.

결과 상대후보가 기타를 치며 '솔아 솔아~'를 노래하고, 애니메이션을 선보일 때도 꿈쩍하지 않았다. 연예인을 앞세운 선거운동도 그렇다. 배우 명계남, 문성근, 감독 이창동, 가수 신해철이 확신에 찬 논리로 대중을 설득할 때 네거티브에 주력했다.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연예인들이 박해를 받고 있다". "윤도현이 심현섭의 출연을 막았다". 방송가의 생리를 아는 사람이라면 쉽게 동의할 수 없는 말들을 해댔다. 자신들이 생산한 팬티를 무조건 입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은 다른 팬티를 입고 싶은데….

대경대 방송연예제작학과 교수 sdhantk@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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